촛불은 제7공화국 운동입니다
촛불은 제7공화국 운동입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7.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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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집(참여자치 정보센터 이사장)

촛불은 지쳤을까? 두 달이 넘는 촛불민심에도 미국산쇠고기 수입을 강행하고 촛불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있으니 지친 촛불은 하나둘 꺼지다가 사그라지고 말까?

사실 누가 자신의 일상을 뒤로 하고 두 달 넘게 전적으로 촛불에 매달려 있을 수 있겠는가? 이만하면 어떻게 좀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는 날이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이러한 상황을 기다리고 촛불이 제풀에 꺾여 소멸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두렵다. 촛불이 이런 식으로 지쳐버리고 그 인내가 바닥이 나면 그와 함께 씻어지기 어려운 분노가 어떻게 번져나갈지 두려운 것이다. 두 달이 넘는 동안 이미 두 명이 분신해 한 명이 사망하고 1000명이 넘게 연행됐다.

그래도 우리가 얻은 것은 아직 없다. 재협상은 안 됐고, 고시는 발효됐다.

재협상 하랬더니 보수우파 재결합

답답하게도 국회 개원과 더불어 한나라당이 친박연대와 무소속을 복당시킴으로써 이명박정부는 우군인 선진한국당을 포괄한 절대권력이 되었다.

국민소환을 주장하며 이명박탄핵을 위해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거꾸로 이명박정부는 이미 개헌도 좌지우지할 정도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출애굽에서 모세는 고대 이집트제국의 폭력적 억압에 시달리고 있던 히브리인들을 광야로 이끌어 내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기 위해 절대권력 파라오와 맞선다.

이만하면 파라오도 물러서겠지 했던 모세와 히브리인들은 번번이 기만당하고 실패한다. 모세와 히브리인들의 요구를 들어줄 듯 들어줄 듯 했다가 고비만 넘기면 자기가 했던 말을 뒤집고 열 가지 재앙을 맞기까지 파라오는 히브리인들을 속이고 탄압한다.

히브리인들이 거의 기진맥진하고 모든 것을 다 포기할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그 순간, 저항이 진압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파라오의 권력기반은 어느새 무너져가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꺼져가는 줄로 알았던 촛불은 여전히 켜져 있고, 한국사회 이곳저곳에 옮겨 붙고 있다. 정의구현사제단을 포함한 4대 종단과 민주당도 가세하여 촛불을 들었다.

청계천에서 시청광장으로, 광화문에서 여의도로, 금남로에서 5.18기념공원으로, 쌍암공원에서 신암공원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대통령과 의회를 시민 품으로”

일본에 사는 이경훈씨가 ‘제7공화국 운동본부’를 제안하였다.

“이번 촛불집회는 단순히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만을 담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중고생들의 불만, 의료보험 민영화 반대, 상수도 민영화 반대, 대운하 반대 등등 현실정치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를 시민들은 광장을 통해 소통하고 주장해왔다.”

“2012년에는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같이 있다. 국회의원 선거가 먼저 있으니 선거에서 제7공화국 운동의 사람들이 3분의 2의 의석을 차지한다면 개헌까지도 할 수 있다. 그리고 6개월 후에 대통령 선거도 있으니 국회의원 선거의 분위기로 대통령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것이 광장의 시민들이 원했던 것이고 촛불을 지속시킬 수 있는 희망이 아닐까? 우리의 말을 잘 들어주고 국민을 지켜줄 수 있는 대통령과 의회를 시민의 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촛불은 무엇이라도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촛불은 제7공화국 운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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