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노동고통이 가장 큰 은혜
민중의 노동고통이 가장 큰 은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1.0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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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밝아오니]박지동(전 광주대 교수)

이번 대선에서는 친일·친미 부유층, 다시 말하면 식민통치자와 점령세력에 협력하고 공동체내의 근로계층을 억압 수탈해온 친외세 지배세력의 후손들이 권토중래의 복수심으로 단결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승리의 자칭 명분은, “궁핍한 국민경제를 살려내고 '붉은 악마'와의 결합을 지향하는 '친북좌파'를 멸망시키려는 '자유민주 십자군'의 결단의 결과”라는 것이다. 사실 이들이 '악의 근원'으로 시도때도 없이 저주해온 '궁핍 경제'와 '붉은 악마' '친북 좌파'의 존재는, 바로 침략외세와 친일·친미 수탈집단의 100년에 걸친 가혹한 착취와 분단과 침략전쟁, 반민주 고문정권들의 근로계층 수탈과 반자주·반평등 분열·증오·적대시·학살의 결과물이었다.

외세 아첨의 수탈세력은 무서운 반공교육에 세뇌되고 윽살맞아 헤매고 있는 국민들에게, 민주정부를 '궁핍경제의 원흉'으로 보도록 적대시 과녁을 만들어 제시해 놓고 朝·東·中의 비방 편파언론과 전국의 교회조직을 총동원하여 민주정권 전복(顚覆)을 위한 선거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선거법까지 위반하며 염치불구하고 후보자 지지설교를 한 교회는, 당선자가 장로로 소속되어 있는 소망교회와 김홍도목사 형제의 금란·광림교회, 조용기목사의 순복음교회 등 신도 7∼8만여명의 대형 헌금자집단을 확보하고 있는 종교세력이었다.

이들 종교집단은 자기네 교회의 신도수만도 전국 유권자수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이들 신자들이 대충 90% 정도만 투표에 참가하더라도 전국 유권자중 유효투표율이 50∼60%일 경우 유효투표의 절반 정도를 거뜬히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을 확신하고, 상대 후보들에 대한 용공 음해 저주와 자기 편 후보에 대한 찬양을 음으로 양으로 전개하였음이 해당 목사 자신들의 입으로 공개되었다.

그들은 일상의 설교에서는 물론 선거 유세과정에서도 사람들의 보은(報恩) 감정을 왜곡되게 유도하여 인간 이웃간의 불화와 증오·적개심을 촉발시켜왔다. 특정의 종교지도자들은 인간의 생명유지와 평화로운 삶에 가장 보편적이고 필수적이며 요긴한 의식주(衣食住)를 괴로운 노동에 의해 생산·공급해주는 사람들이나 공기·물·산천초목과 같은 대자연으로부터 받고 있는 은혜에 대한 고마움의 감정을, 엉뚱하게도 특정집단이 지정하는 허상의 시혜(施惠)로만 돌려 보은의 헌금이나 정성을 유도, 실제로는 교회의 물주들에게로 휩쓸어들임으로써, 정작 고통스런 노동으로 은혜를 베푼 동포형제자매들에게는 보은의 정(情)은 커녕 배반과 증오, 경제 궁핍의 고통만을 안겨주곤 하였다.

비인간적 착취로 얼룩진 봉건시대에 선각자로 나타나 불평등과 수탈로부터 민중을 구제하려고 애쓴 성인들이나, 헐값 노동과 불평등 교환으로 근로민중을 수탈하는 자본주의 사회를 개혁하려했던 사회과학자들의 고민과 실천노력도 결국은 사람들간의 “봉사(은혜)와 그에 대한 보답정신과 대상을 올바로 알고 보은할 수 있도록 일깨워주려는 목적에서였던 것이다.

오늘날 종교지도자들을 비롯하여 부유층이 누리고 있는 재부(財富)와 권세와 명예의 대부분은,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힘없고 빽없는 하층 근로민중으로부터 불평등 교환에 의해 직간접으로 수탈한 중산계층의 자산 가운데 일부를 神에 대한 봉사·보은의 헌금 형식으로 취득함으로써 가능해졌다. 미개했던 봉건시대에도 봉사·보은과 과오에 대한 반성과 참회는, 거짓 하나님에게가 아니라 노동고통을 감당하고 있는 민중에게 하는 것이 옳다고 가르쳤거늘, 이제 더 이상 종교인들은 뻔한 사리사욕을 감추지 말고 보은·봉사의 말과 손길을, 허상에게가 아니라 실제로 은혜를 베풀어준 사람들에게 제대로 바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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