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시와그림]나종영
언젠가 불꽃으로 터질 일이다
맨살을 에이는 꽃샘바람 속에서
푸르른 잎새 사이 제 몸 사위어 피어나는
선홍빛 그리움 하나
터지는 가슴 부여잡고
한 세월 살아가는 이 땅의 눈물 꽃이여
이제는 복받친 꽃봉오리
남도 땅 한 귀퉁이 후두둑 흙으로 져서
못다한 사랑노래 부를 일이다
오늘은 흰 수건 머리에 질끈 동이고
길 떠나는 사랑하는 사람아.
5월은 많은 꽃중에 동백을 상기케한다.
모가지 뚝 떨어져 한 생애 바치는 것이, 그 오월에 목숨 던져 자유와 민주를 지켜냈던 영령들의 넋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푸른 잎새로 꿋꿋하게 서있는 동백이 이미 꽃은 졌으되 가슴 속에 불꽃으로 타오르는 5월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살아있어 부끄러운 5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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