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영의 바른말 길잡이]
사람을 대접해야 되는 말하기에서 그 말 대접에 두 가지가 나오게 됩니다. 듣는 이를 대접할 일이 그 하나이고, 말 속에 나오는 사람을 대접할 일이 그 하나입니다.질부……둘째어머님, 오셨습니까. (절합니다)
시숙모…오냐, 그래. 우리 어버님은 어디에 가셨나.
질부……저의 할아버님은 오늘 여주에 가셨는데, 모레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시숙모…그래. 너가 우리 아버님 모시고 골몰이 많다.
질부…제가 뭐 골몰한 것 있습니까. 저의 어머님이 골몰이 많으실 뿐입니다.
시숙모…우리 형님은 어디에 가셨나.
질부……저의 어머님은 오늘 저의 할아버님 가시는데 길잡고 가셨는데 차에 오르시는 것 보고 돌아오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위 보기에서 질부와 시숙모 사이에 오고 갔던 말하기를 살펴보면, 그 시숙모가 했던 말속에 '우리 아버님'이 나왔고,'우리형님'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질부가 했던 말속에 '저의 할아버님'이 나왔고, '저의 어머님'이 나왔습니다.
'우리 아버님' '우리어머님' '우리 형님' '저의 할아버님' '저의 어머님'이 모두 말하기 속에 나왔던 사람입니다. 시숙모가 되는 그 부인은 자기가 하는 말 속에 나오는 자기 시아버지를 '우리아버님'이라는 말로 대접했고, 말속에 나오는 자기 남편형수를 '우리 형님'이라는 말로 대접했습니다.
이 부인의 말이 곧 효도집 말하기의 정도(正道)였습니다. 질부가 되는 그 부인은 시숙모가 말한 '우리 아버님'이라고 말한 것을 '저의 할아버님'이라는 말로 대접했고, 그 시숙모가 말한 '우리 형님'이라고 말한 것을 '저의 어머님'이라는 말로 대접했습니다. 이 부인의 말하기 역시 효도집 말하기의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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