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훈영
  • 승인 2006.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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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영의 바른말길잡이]
광복 후에 나온 문법책들이 한결같이 '시'를 설명하기를 “높임도움줄기” 또는 “존칭보존어간“이라고 해왔습니다. 그 설명 가운데 ”높임“ 또는 ”존칭“이라는 용어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시'의 갈래가 두 가지 있는데도 그것을 가리지 못한 것이 잘못이었습니다.
도움줄기 '시'의 사용처가 두 경우 있는 바, 그 하나는 공경해야 될 사람의 행동말에 들어가는 것이요, 다른 하는 삼가 조심해야 될 사람의 행동말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공경해야 될 사람은 친당-척당-시당 어른들이요, 삼가 조심해야 될 사람은 척당 며느리들과 처남딸-처남며느리, 그리고 남편아우-아우아내들로 됩니다. 공경해야 될 사람의 행동말에 들어가는 '시'를 “공경말도움줄기”라고 부르고, 삼가 조심해야 될 사람의 행동말에 들어가는 '시'를 “삼가말도움줄기”라고 부름이 마땅합니다.

다음에 든 보기말 가운데 76세 되는 남자노인이 자기 외사촌의 며느리(27세)에게 건네는 말이 삼가말도움줄기 '시'에 대한 사용입니다.

76세 된 남자노인이 외사촌 며느리(27세)에게 '시'라는 마을 사용한 것은 외사촌 며느리가 삼가 조심해야 될 자리이기에 "예,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라고 말한 것이지, 그 사촌 며느리를 존경해서 '시'를 사용한 것이 아닙니다.

남자의 경우 외사촌 며느리-외사촌 손부에게 '시'라는 삼가말도움줄기를 사용해야 되고 처남의 며느리-처남의 손부에게 '시'라는 삼가말도움줄기를 사용해야 됩니다.

외사촌 며느리 : "아주버님 오셨습니까."

시어버지 고종 : "예, 그동안 시어른 모시고 잘 계셨습니까. 우리 외사촌은 어디 갔습니까."

외사촌 며느리 : "예, 저의 아버님은 늘 건강하셔서 저희들이 걱정이 없습니다. 저의 아버님은 어제 양근에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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