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신화에 대한 6가지 '감상'
선거 신화에 대한 6가지 '감상'
  • 시민의소리
  • 승인 2006.04.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유등등]김대성 행정학 강사
오는 5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는 무엇을 뜻하는가. 지방선거에 이어 대선이 있고, 또다시 총선이 우리를 기다린다. 2년마다 다가오는 선거는 매번 투표자를 유혹하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오직 정치인, 행정관료, 언론인, 기업인만이 핏대를 세우고 목소리를 높인다. 선거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것은 매우 교과서적인 '신화'에 불과하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요구를 아는 것이다. 이 말은 역으로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 10여개가 넘는 이 지역 언론의 기사와 논설 그리고 칼럼은 모두 ' 이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솔직히 그들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지 알고 싶다. 유권자들의 요구는 '조작'된 결과 그 자체다.

요술 막대기?

경쟁적인 정당과 후보는 공약을 제시한다. 솔직히 이 지역에서 공약이 어떤 힘을 발휘했는지 의심스럽다. 각 정당 후보들은 정책적 대안보다는 오직 이미지 만들기에 관심이 쏠려있다. 선거에 이르러 거리에 내걸린 엄청난 크기의 후보자 얼굴 어디에도 자신의 '훌륭한 인격'만을 부각시킬 뿐 정책과 공약은 없다. 선거직전 각 가정에 도착하는 유인물이 공약의 전부인 셈이다. 매번 꽃이 핀 막대기는 이번에도 당연히 '요술'을 부릴 것이다.

우리는 정말로 정치인이 내세운 공약이 자신들의 요구에 부합하는지 따져보는가. 투표율이 60% 넘기 힘든 상황에서 대부분 유권자들은 각 후보들의 정책에 대해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혈연과 지연, 학연이 매개한 조직과 돈에 유혹 당해왔다. 마트의 소비자처럼 정치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을 비교, 선택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일이다.

당선된 후보는 자치단체장으로서 혹은 의정을 통해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한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이를 믿는 유권자들이 지금도 있을까. 그들은 유권자보다는 '업자'들과 정치적 '보스'들의 이익에 보다 충실하지 않을까. 당선자들의 유권자들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통계표의 정규분포와 정반대 상황(∨)을 연출한다. 그들의 관심은 선거 드라마에서 연출용일뿐이다.

상투어로서 누가 쎄냐, 누가 이겼냐

유권자들은 정치과정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정치적 대표들의 활동에 대해 평가한다. 나는 솔직히 내가 속한 지역의 구의원과 시의원의 이름조차 모른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고 지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정치인들은 당선 후에 자신의 이름을 잊어주기를 원하는지 모른다.

끝으로, 유권자들은 기존 당선자의 공약에 대해 철저하게 평가해 만족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후보를 선출한다. 기존의 자치단체장과 의원에 비해 신인 정치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주민들은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습관대로 1번 아니면 2번을 찍는다. 습관을 버리기는 그리 쉽지 않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에게 선거는 그저 '신화'일 뿐이다. 신화는 이번 선거에서도 다른 모습으로 재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거를 전제로 한 상투적인 질문 속에 살고 있다. 누가 나오냐, 누가 쎄냐, 누가 이겼냐라는. 우리는 그렇게 신화 속의 '조연'으로 살고 있다.

/김대성 행정학 강사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