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일 게이트?
양형일 게이트?
  • 이정우 기자
  • 승인 2005.11.1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닷컴]
‘2006년 5월 지방선거 →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 → 2008년 4월 국회의원 선거’로 이어지는 정치일정이 숨가쁘다. 한 해도 거르지 않는 정치적 빅이벤트는 곧 각종 로비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광주은행을 인수하려는 지역 상공인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로비환경으로 치면 좋은 기회인 것이다. 실제로 광주상공회의소가 작성한 [광주은행 인수관련 종합보고서]의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광주전남출신 국회의원 현황’ 도표가 실려 있다.

자신들의 이해와 논리를 힘 있는 자들에게 설파하는 ‘로비’를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돼서는 안될 일’을 무리하게 밀어부친다거나,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할 사안을 다급하게 재촉하는 식의 ‘부적절한 로비’ 또한 무수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부적절한 로비의 대표적인 이름이 ‘경제의 정치논리화’인 점은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지역 상공인들의 노력에도 정치권을 이용하려는 흔적이 엿보인다. 광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광주은행 인수와 관련하여 3명의 국회의원에게 의견서를 보냈는데 양형일 의원(광주 동구·열린우리당)이 유일하게 ‘돕겠다’ 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곧바로 양 의원은 국회예결위에서 이에 대한 질의를 했고, 금감위의 '수용불가' 입장은 이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나왔다.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도 이 문제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식으로든 정치권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의 국회의원으로서 지역문제에 발 벗고 나선다는 데 말릴 이유는 없다. 하지만 ‘경제논리’를 벗어난 ‘정치논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책결정자들에게 상공인들의 의지와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표’를 이유삼아 압박하는 것이 정치논리일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이길 바라지만, 앞서 언급한 ‘1년 단위의 정치일정’은 정치논리의 발양을 충분히 가능케 하고 있다. 이러다가 참여정부 후반기에 ‘양형일 게이트’가 터지는 것 아니냐, 는 농담 같은 말이 지역사회 일각에서 돌고 있다. 농담에서 끝나길 바랄 뿐이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