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은 전교조의 APEC 교육과 관련해서 '의식화' 교육, ‘교육의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 행위’ 등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그러나 정작, 전교조의 반박글과 교육자료를 읽어 보면 뭐가 이리 큰 문제인가 싶다. 학생들에게는 APEC 지지 의견과 반대 의견이 똑같이 1장씩 제작되어있을 뿐이고, 동영상에서 문제가 된 비속어는 이미 삭제했는데 말이다. 이번에도, 한나라당의 엄청난 비약에 놀랄 뿐이다.
전교조의 APEC 바로알기 수업은 참 반가운 수업이다. 언론에서는 APEC의 성공개최에 대해 누누이 강조하고, 부산시민들은 APEC이 부산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부산도시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기대에 차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 1989년 창립 때부터
"색깔"공세를 퍼부었던 조선일보 등 극우보수매체들은 아펙 회의를 계기로 또다시 "빨간색 덧칠하기"를 시도하고 있다. 전교조 합법화
투쟁이 이어지는 동안 "교사가 어떻게 노동자냐"라거나 "친북좌경 교사"라고 비방하던 조선일보가 최근 전교조의 그 "창립정신"이
훼손되고 있다는 엉뚱한 주장을 펴고 있다. 조선일보 11월 4일자.
APEC이 전 세계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학생들에게 자세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자유무역체제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그 속에서 사람들은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사람. 이라크
침략전쟁을 승인하고 옹호하였던 것도, 지구환경 개선을 위한 기후변화협약에 반대한 것도, 강대국과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여 빈곤과 불평등을
확대하는 협력을 약속하는 것도, 이 모든 것이 APEC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앞장서서 말해주는 사람이 누구일까.
매일 접하는 교육현장에서, 교사가 그 역할을 해낸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그들 말처럼, ‘공동체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인권과 평화를 존중하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삶’이 지금 이 순간 싹틔워 나가고 있으니.
아, 그래서 정말 이런 수업을 받는 아이들이 부럽다. 경쟁이 대세이고,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부끄러운 논리가 아닌, 사회가 옳다고 말하는 것에 대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라 되묻는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참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