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런 교장이 되겠습니다.
우선, 이런 교장이 되겠습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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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선호 신가중학교 교장

   
▲ 김선호 신가중학교 교장
"그 좋은 시절에 교장 맛 한번 못보고, 이 좋은 시절에 선생 한번 못해본 것이 억울하다.”는 우스개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30년 이상을 교육에 몸담아 오면서, “저렇게 하기 위하여 교장이 되려고 했던가!”하며 개탄한 적도 몇 번 있었고, 존경스런 교장선생님도 여러분 계셨습니다.

善惡이 皆吾師다(선과 악이 모두 나의 스승이다.)라고 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겪어오면서, 잘 잘못을 바라보며 터득한 결론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한 두 가지 이겠습니까만, 우선, 감히 이런 교장이 되어보고자 합니다.

첫째,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다소 더디고 시끄럽더라도 독단 독선으로 흐르지 않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교직원과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자 합니다.

둘째, 교육의 본질 추구에 더 힘쓰겠습니다. 점수 따기 공부에만 지나치게 치중하는 학교교육에, 생각 깊은 많은 국민들이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 소홀히 다루어진 인간교육과 인격교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덕?체를 겸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모든 것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수만 키로 우주 상공에서 지구의 구석구석을 낱낱이 찍어내는 시대에, 학교란 곳에 비밀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예산 결산은 물론, 학내의 일반 행정 사항과, 어떤 사안의 해결과정까지도 공개하고자 합니다.

넷째, 최대한 자율에 맡기겠습니다. 통제와 간섭, 감독이 주가 되어서는 즐거운 직장, 신나는 학교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가장 교육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면서, 교사와 학생의 개인과 팀의 자율에 맡기겠습니다. 21세기를 이끌어갈 창의적인 인간을 만들려면, 최대한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줘야합니다. 묶여져 있는 상태에서는 창의성을 발휘할 수 없고, 세계화에 부응할 수 없습니다.

다섯째, 교권을 회복하는데 진력하겠습니다. 우리의 교권이 상실된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상당한 부분은 우리 교직원들의 잘못된 관행에 있다고 봅니다. 깊이 반성하고 심기일전해서 잘못된 관행을 과감하게 추스르고 교육자적 자세로 돌아간다면, 단위학교에서만이라도 교권은 쉽게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섯째, 학생들의 인권과 학습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교사의 무지와 비인격적 잘못으로 인간으로서 갖는 학생 고유의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다거나, 배울 권리와 배워야할 권리를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관리 감독하겠습니다.

끝으로,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회가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한마디로, 치맛바람이나 피우고 돈이나 걷어서 학교에 바치는  구시대적 학부모회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학생교육에 필요하지만, 예산이 없어 부족한 시설이나 학습기자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학부모들이 거두어 학교에 바칠 일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단결하여 지자체나 국가로부터 받아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이 매우 가능합니다. 진실로 자녀와 학교교육에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이 나라 교육발전에 도움이 되는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가 되도록 안내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학교로부터 존경받고 대접받는 학부모회와 운영위원회가 되어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에 바치는 학부모회가 아닌, 학교로부터 대접받는 학부모회가 되자.” 이것이 학부모에 대한 나의 구호입니다.

2005. 10.1

신가중학교 김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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