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광석칼럼]오만과 이기심은 正道가 아니다
[홍광석칼럼]오만과 이기심은 正道가 아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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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오늘] 홍광석 소설가 장성정보고 교사
통합형 논술강화를 골자로 한 서울대의 입시안이 발표된 이후 정부와 서울대 총장의 대립은 한순간에 모든 국민의 시선을 모았다. 그만큼 교육이 전 국민에게 민감한 사안이며, 지금까지 대학입시가 항상 이 나라 교육문제의 첫 번째 화두이기 때문일 것이다.

7월 8일, 마침내 서울대학교 교수들까지 정부의 입시 간섭이 대학의 자율권침해라며 총장을 거들고 나섰다. 즉각 전국 교수노조협의회에서는 서울대의 이기주의를 비판했다지만,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는 우리나라의 방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워 심사가 착잡하기만 했다.

물론 사태가 이지경이 되기까지 인간을 다루는 교육문제를 세계화라는 미명하에 학교를 기업으로 인식하고 그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도 하나의 상품처럼 취급하면서 자본의 논리로 해석하고 정책을 수립 추진했던 정부에게도 문제는 있다. 그리고 당정 협의회에서 ‘서울대와 전쟁을 선포’ 했던 일도 분명 경솔한 처사였다. 때문에 우왕좌왕했던 교육정책 당국들이 원인 제공자임을 먼저 지적한다.

그러나 현 사태에 임하는 서울대학 총장과 교수들의 자세는 분명히 오만함의 도를 넘고 있다. 서울대학의 입시정책이 다른 여타 대학에 미칠 파장을 모르지 않을 그들이 대학의 자율성을 내세우는 것은 우수한 학생들을 싹쓸이 하겠다는 극히 이기적인 발상으로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막말로 서울대학은 '오지마라'고 해도 우수한 인재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기득권을 가진 대학이다. 친절한 입시 안내는커녕 납부금 고지서 한 장 보내주지 않아도 알아서 모여들고 돈을 바치는 곳이 서울대학이다. 더구나 서울대학은 정부의 기구가 아니던가?

대학의 다양한 색깔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커녕 바늘에서 항공기까지 만들고 판매하겠다고 덤비는 재벌의 행태를 본받은 것인지 줄기차게 모든 분야에서 일등만을 고집하며 인재들을 독점하고자한다. 이것은 이 나라 대학을 서열화하고 사립대학을 부추겨 입시 과열로 몰고 가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금 국민들은 서울대에 입학한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마음껏 심오한 학문에 천착하고 민족의 미래를 고민하는 일보다 각종 고시에 매달리고 있다는 현실을 알고 있다. 또 국제사회에서 서울대의 위상이 어느 수준임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앞장서야할 서울대가 정부와 맞서면서까지 자신들의 입시안을 고집하는 이유가 단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닌가 하는 오해도 하고 있다. 정말 이제라도 서울대학과 교수들은 모든 인재를 서울대학으로 모으겠다는 대학만의 이기심을 버리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대승적인 이기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교육문제도 그렇지만 국내외적인 난제가 수두룩한 상황이다. 남북문제는 우리 생존권을 위협하고 정치 경제도 내년을 예측할 수 없다. 청년 실업문제, 노령화 문제, 비정규직의 확대로 민중 생존권은 위협당하고 있다. 한마디로 걱정과 불안이 팽배한 사회다.

이런 혼란과 불안한 시대에 서울대 교수들이 앞장서 대안을 제시하고 민족 앞에 청사진을 펼쳐 보인다면, 그래서 그런 점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논쟁을 한다면 서울대를 응원하지 않을 국민이 없을 것이다. 아직도 서울대가 교육 뿐 아니라 진정 이 나라의 중심에 있다고 믿고 싶은 까닭은 서울대생을 둔 학부모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홍광석 장성정보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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