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문화전당 ‘사건’ 됐으면
亞문화전당 ‘사건’ 됐으면
  • 이정우 기자
  • 승인 2005.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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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닷컴]
덴마크의 건축가 외른 우드슨의 아이디어가 1957년 공모전에 당선되어 착공된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당초 건설 예정 기간은 2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14년이라는 세월이 소모되었다. 연장될 때마다 호주사회는 들끓었다.

건축기간의 연장도 문제였지만, 원래 예정비용의 15배에 달하는 추가비용이 발생했는데도 우드손은 물러서지 않고 자기 계획을 밀어붙였다. 착공 9년 만에 우드손은 오페라하우스 건설 작업에서 제외되었다.

호주를 떠나면서 우드손은 다시는 이 장소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1973년 10월20일 영국여왕 엘리자베스 2세까지 참석한 준공식에도 20주년 기념식에도 우드손은 호주 정부의 초대를 거절했다.

마무리는 호주 건축가들이 담당했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우드손의 계획들은 대폭 변경되었다. 주로 내부구조에 관한 것이었다. 그 결과 건축전문가들은 ‘외모 빼고는 좋을게 없다’는 혹평을 내렸다. 최근 우드손의 계획들은 호주 정부에 의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우드손이 옳았던 것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가르쳐주는 바는, 때로는 장인의 옹고집이 위대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바꾸어 말하면 민주주의가, 시민참여가, 상식이 사업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사업의 결과물이 ‘예술작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오는 12월2일이면 금남로 도청부지에 들어서게 될 아시아문화전당의 설계공모 당선작이 발표된다. 지금 이 자리의 ‘광주사람’ 눈치를 보기 보다는, 세계인의 눈길을 끌어 모으고, 먼 미래를 염두에 둔 건축설계의 당선을 기대한다. 하나의 ‘사건’으로서 아시아문화전당을 꿈꾸고 싶다. 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이 사고를 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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