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빚, 개발로 갚겠다
마음의 빚, 개발로 갚겠다
  • 이정우 기자
  • 승인 2005.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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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닷컴]
   
▲ 취재열기-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한나라당 동서화합특위 위원장 정의화 의원이 김 전 대통령의 형수 박공심씨를 만나고 있다. ⓒ이정우/하의도
“많은 국민들이 광주전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광주에 대한 채무의식 어쩌구 저쩌구 하는 386세대의 후일담이 아니다. 27일 DJ생가를 찾은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의 말이다. 진 의원은 한 마디를 더 보탰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서는 (그 빚이) 더 있다”고.

한나라당 의원들의 ‘고백성사’는 계속됐다. 국내 여성경제학 박사 1호이자, 한나라당 전국구 1번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한 김애실 의원은 “78년부터 80년 초까지 전남대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었다”고 광주전남과의 인연을 강조한 뒤 “일전에 전남도청을 방문해 전남의 지도를 보고 도로망이 어떻게 이렇게 허술할 수가 있는가, 하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그이 또한 ‘외할머니가 하의도 출신’이라는 점을 밝혔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DJ생가 방문을 기획한 동서화합특위 위원장 정의화 의원은 사회의료 활동의 일환으로 신안 신의초등학교와 맺어온 인연, 금호문화 이강재 대표가 자신의 후원회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행사가 끝난 뒤 정의원은 화순의 송기숙 교수를 찾아갔다.

정작 이 지역 출신이자 80년 당시 ‘서울역 회군’의 주인공인 심재철 의원은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신안군이 ‘도와달라’며 내 놓은 여러 가지 개발 프로젝트를 매우 꼼꼼하게 점검했고, 몇 가지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호남의 저개발과 5·18에 대한 빚, 그리고 DJ에 대한 재평가를 ‘선물’ 삼아 호남 러브콜에 열심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모습이었다.

하의도 주민들은 그들 행보의 진정성을 의심하면서도 “잘하는 일”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주민은 “진짜 선물을 가져오면 두말없이 찍겠다”고도 말했다. 지난 5·18 25주년 행사 때 박근혜 대표를 환대했던 광주 사람들의 얼굴이 오버랩되었다.

도초도에서 입심 좋은 한 아주머니가 TV 코미디 유행어를 흉내내며 말했다. “인자는 우리한테 잘해준 사람들이 최고여. 정치 그까이꺼 뭐 대충~”

이전까지 호남 유권자들의 선택 기준이 ‘마음’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개발’로 옮겨 가는 것으로 보였다. DJ생가를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마음의 빚’을 ‘개발’로 갚겠다는 태세다. 과연 그렇게 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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