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브랜드가치와 마케팅이 중시되면서 자치단체마다 브랜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광주도
CI작업과 함께 슬로건을 선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예향’이나 ‘기업하기 좋은 도시’처럼 추상적이고 인위적인 브랜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브랜드가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역 특산물, 역사와 전통, 자연환경 등을 이용하여 지역의 상품성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다른 지역과 구분되는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광주는 이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훌륭한 브랜드를 갖고 있다. 바로 ‘5.18민주화운동’이다.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5.18때문에 광주를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의외로 많다. 반응도 매우 호의적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 지역에서는 5.18의 브랜드화를 꺼리는 분위기다. 5.18을 명명한 건축물이
한곳도 없고 “Your Partner"라는 슬로건도 5.18과 무관하다.이것은 군사정권이 왜곡시킨 5.18의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자칫 광주가 과격한 시위지역으로 각인되어 기업유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5.18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불사르고 평화와 나눔의 공동체를 구현했던 인류의 숭고한
자산이다. 이기적이고 향락적인 세태 속에서도 순수성과 인정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 분명 5.18은 최상의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 개념이 지역특산물이나 자연경관, 축제 등과 연계된 형태에서 탈피하여 보다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색다른 소재를 추구하는 흐름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예를 들면, 쿠바혁명의 영웅 ‘체 게바라’는 요즘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떠올랐고 우리나라에서도 모 맥주회사에서 “남미의 흑진주”라는 슬로건과 함께 상표브랜드로 사용해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문근영과 욘사마가 순수함만으로 대중문화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듯이, 죽음을 초월한 순수한 열정과 희생정신, 아름다운 공동체 의식을 잘만 엮어낸다면 5.18은 훌륭한 브랜드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또한, 지역브랜드는 그 지역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자긍심을 이끌어 내어
단결심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5.18은 이미 80년 당시 광주시민을 한마음으로 결집시킨 전례가 있다. 지금도 시민들은
5.18에 대해 동병상련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끈끈한 연대감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5.18은 지역브랜드가 담아야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셈이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5.18에 덧씌워진 거짓과 허상을 벗겨내고 보석처럼 아름다운
속살을 찾아내야 한다. 숭고한 5.18정신을 정신 사상적으로 승화시키는 작업과 함께 광주의 브랜드가치를 대외적으로 높일 수 있는 사업들을
펴나가자.
우선, ‘광주5.18월드컵경기장’(5.18스타디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5.18
드라마와 영화제작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25년동안 1억4,500만 달러를 들여 만든 링컨기념관처럼, 관광과 산교육장 역할을 할 수
있는 5.18기념관건립에 착수하기를 제안한다.
자유와 정의를 갈망하는 세계인들이 광주를
위대한 민주성지로 찬양하며 순례 행진을 이어갈 때 5.18은 지역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믿는다.
/임종수 자유기고가prclub@empal.com
[야!대한민국]임종수(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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