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대한민국]독도와 무궁화꽃
[야!대한민국]독도와 무궁화꽃
  • 시민의소리
  • 승인 200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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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수 (자유기고가)

   
요즘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간의 갈등을 보면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떠오른다. 오랜 갈등 끝에 일본 자위대가 독도를 침공하자 한국은 자체 개발한 핵탄두를 북한의 장거리 노동미사일에 장착하여 일본 동경으로 쏴 날린다는 이야기다. 소설을 읽는 동안 주먹이 불끈 쥐어질만큼 짜릿한 흥분을 느꼈지만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가공의 이야기로 치부했었다.

그런데 더더욱 일어날 수 없는, 아니 일어나서는 안될 상황이 실제로 터지고 말았다.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 ‘다케시마(독도)의 날’을 제정해버린 것이다. 지금 한반도는 일본을 향한 분노로 들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분노들이 일순간 타오르다가 이내 잠잠해지는 행태로 반복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앞선다. 일본정부는 최근 한국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과거처럼 제풀에 나가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데모도 좋고 혈서도 좋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냄비소동에 그치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 과연 일본은 무엇 때문에 독도문제에 그토록 집착하는가? 어업권인가 아니면 과거 군국주의에 대한 향수 때문인가? 분명한 것은, 일본이 지속적인 도발을 통해 독도문제를 국제적으로 쟁점화시킨 후 유엔안보리를 거쳐 국제사법위 재판에서 승소하겠다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얼핏 황당하지만 든든한 빽만 있으면 못할 일도 아니다.

1905년 7월 ‘미국이 필리핀을 차지하는 대신 한국을 일본에 넘겨준다’는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체결된 직후 그 해 11월 을사보호조약에 의해 한국주권이 송두리째 일본에게 넘어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또 2차세계대전 직후 연합국이 패전국 일본을 상대로 평화조약을 체결할 당시 미국은 독도를 일본에 넘기려다가 다른 연합국의 반대 때문에 한국 영토라는 규정없이 조약문을 작성하는 바람에 영토분쟁의 빌미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 CIA 보고서가 일본에 유리하게 독도를 설명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독도를 은밀하게 일본으로 넘기려는 제2의 가쓰라-테프트 밀약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구나 미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구 소련의 몰락 이후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해 온 미국과 경제대국 일본의 입장에서 볼 때 날로 급성장하는 중국은 눈엣가시처럼 여겨질 터이다. 머잖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 통일도 마뜩찮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자위대 재무장을 통한 군사대국화 야욕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독도는 중국등 대륙을 턱밑에서 제압할 수 있는 최적의 군사요충지로 눈독들일만 하다.

앞으로 미-일의 대륙봉쇄전략이 바뀌지 않는 한 북폭 시나리오와 독도문제처럼 민족생존을 위협하는 쟁점들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다. 그때마다 규탄집회를 갖는 것도 좋지만 투철한 역사인식을 통해 왜곡된 과거사를 청산하고 국제정세를 냉철하게 분석하여 자주적이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강팀이다. 외세에 흔들리지 않는 리더쉽과 애국심으로 충만한 국민들이 있기에 어떠한 문제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임종수 자유기고가   prclub@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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