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광석 (장성생활정보고등학교교사, 소설가)
그런데 문화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문화를 계승하여 확대 재생산하는 교육의 역할 특히 학교 교육의 역할은 논의의 중심에서 배제되고 있어 문화 발전을 위해 교육의 역할이 중요함을 알림과 동시에 정부와 교육 당국의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긴급히 몇 자 적는다.
우선 정부는 문화 시설 등 문화 인프라를 구축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이와 병행해서 시급하게 우리의 독자적인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 나라 안에 숨어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그 인재를 교육활동에 활용하는 방안도 세워야할 것이다.
또 시 도교육청은 문화 예술을 담당할 기구를 신설하고 전문가들을 발굴하여 지역특성과 발달 단계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그것이 일선학교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문화교육활동을 담당할 교사를 육성하여 학교 축제 등의 문화 활동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특기적성 교육은 명확한 방향을 잡고 정상적으로 운영하여 개인의 소질을 개발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재량활동 시간에 기초적인 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한다. 현재 일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야영활동과 더불어 1년에 1회 이상 문화 체험을 실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것이다.
문화는 정서 교육이기도 하다. 정서교육은 인간의 근본에 대한 물음과 통한다. 교육은 모든 제도를 뒷받침하면서 내용을 재생산하는 제도라는 점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잠재적인 능력을 계발하는 데 주요한 목적이 있음을 다시 확인하자. 문화 예술 교육은 학생들의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입시위주의 교육이니 공교육의 붕괴니 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우려하는 문제들도 개선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또 문화교육은 적어도 10년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사업이라고 본다. 문화는 개개인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부나 교육당국이 지도와 감시보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지원하는 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지금 고등학교에서 맑고 고운 합창 소리가 끊긴지 오래다. 이젤을 펴들고 계절의 풍경을 담는 모습도 찾기 어렵다. 문화의 기초가 되는 예체능 교과활동이 죽어있다는 말이다.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체험학습과 현장학습에 중요한 비중을 두고 있지만 일선학교 에서는 입시에 밀려 의도한대로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상태가 계속된다면 아무리 좋은 문화전당을 만들어도 찾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시민의 참여 없는 문화수도의 미래도 없음을 직시하자. 청소년의 문화 예술교육 정책을 바로 세울 것을 촉구한다.
/홍광석 장성생활정보고 교사.소설가kshong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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