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축제라 하는데...
여기저기서 축제라 하는데...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5.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 지역축제 넘친다/ 축제라기엔 부족…/마을잔치론 씀씀이 큰…/지자체 의례성 기획/ 베끼기 행사에 예산낭비 지적도/ 머무는 관광축제 없을까// 봄꽃으로 시작된 봄축제가 절정에 달한 듯 5월이 열리면서 다시 축제의 포문도 열렸다. 동네잔치인가. 지역축제인가. 중복된 일정 속에 축제 주최측도 혼선을 빚을 정도로 내용도 모호한 축제들이 많아 축제에 대한 개념 정립은 물론 축제를 위한 축제의 낭비성을 없애고 경제·문화적 효과에 우선하는 행사로 재배치 또는 재정리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5월 첫주인 이번주만 해도 광주 동구청이 마련한 서석문화축제를 비롯, 전남도내 6개 시·군이 축제를 벌이고 있다. 다음주에도 전남에서 3개 시·군이 대기중이다. 5월 한달동안 모두 12개의 축제가 펼쳐진다. 읍면단위 축제를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지역축제는 지역의 역사, 전통 속에서 생성 전승되는 문화유산으로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복합적인 구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자치단체 단위로 만들어져야 할 문화행사이다. 광주 동구 서석문화축제는 기간은 6일 동안 잡혀있지만 축제 개막식은 4일 오후6시. 개막 전까지는 향토작가초대전 새우란전시회 등 옥내 행사를, 개막 후는 노래경연 한복패션쇼 전통혼례식 등 의례적인 놀이마당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서구민의 날을 기념하여 지난 1일 보름 동안의 축제를 끝낸 광주 서구의 서구민 한마음대축제도 프로그램은 마찬가지다. 이들 축제는 축제라기 보다 주민들의 여흥을 돋우는 마당잔치. 좁게는 경로잔치를 못벗어난 베끼기 행사이다. 주민 위한 잔치라기 보다 축제를 기획하는 주최측의 행사 기획을 위한 행사인 것이다. 그만큼 주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프로그램이 없고, 주민 또한 참여도 없다. 오히려 해당 구청이 인위적인 참여를 위한 주민 동원에 바쁘다. 이 같은 축제에 올해 동구는 1억5천만원, 서구는 5천4백만원을 투입했다. 투입한 예산만큼 얻어지는 경제적 효과는 아직 결산이 나오지 않았다. 전남도내 축제도 내용은 다르지 않다. 오는 12∼13일 완도에서는 약산 진달래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올해로 두 번째. 진달래 개화기에 맞추어 축제 기간을 정했을 뿐 프로그램은 잔치마당이다. 그런데 진달래축제 이름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축제 개최지인 약산면 삼문산 일대에 피는 꽃이 생김새나 개화시기로 보아 진달래가 아니라 철쭉이라는 주장이 완도군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진달래축제추진위원회측은 전문가 의견을 들어 진달래가 아닌 철쭉으로 확인되면 축제 명칭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한다. 지역축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입증하는 단적인 예다. 꽃의 구별이 어려운 만큼 축제 구분도 혼란스럽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는 4월초에 끝났다. 무등산의 진달래도 4월말에 절정을 이뤘고 무등산에서는 5월 중순이면 철쭉제를 연다. 장흥군은 2·3일 이틀간 보림문화제를 개최한데 이어 제암산 철쭉제를 5·6일 연다. 여수시는 3일부터 6일까지 진남제를, 6∼10일에 남해안 생선요리축제를 계속한다. 꽃축제의 경우 개화기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중복될 수도 있다. 그래서 진행 프로그램은 차별성이 있어야 관광객을 유인한다. 영취산 진달래축제에 다녀온 한 관광객은 "마을 경로잔치에서 만나는 행사들이 대부분이다. 차라리 꽃 피는 시기에 맞춰 축제 기간만 정해놓고 주최측은 기간 중 관광객 편의를 위한 주차문제 등 축제 현장 관리만 해주는 것이 낫겠다"라고 말했다. 관심을 끌지 못하는 행사로 관광 불편은 물론 시간과 돈 낭비만 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여수시의 경우 진남제와 남해안생선요리축제를 연속해서 펼친다. 생선요리축제는 전남도가 올해부터 1시군 1대표축제 육성 지침에 따라 폐지를 권고한 축제임에도 여전히 겹치는 일정 속에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 지침에서 경쟁력과 발전 가능성 있는 축제에 행·재정적 집중 지원으로 낭비적 축제의 폐지·통합을 유도한다는 축제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남도는 관광객 수 및 투입되는 예산과 행사 후 얻어지는 경제적 효과를 따져 지역축제 육성 및 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축제에 다녀온 관광객이면 특정시기에 편중된 축제의 분산 개최, 차별성 없는 베끼기 행사 나열이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광객은 머무르는 관광을 할 수 있는 축제를 찾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