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한 정치인 누구?
거짓말 한 정치인 누구?
  • 정나래 기자
  • 승인 2005.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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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닷컴]

“추천한 적 없습니다”
기아자동차 생산계약직 채용시 지원자를 '추천한 적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광주시장 및 각 구청장 5명, 국회의원 6명(정동채 장관 제외), 시의원 19명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았다. 김태홍 국회의원(광주 북을)만이 “전화로 인사소개 한두 번 한 적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들은 대체로 “지역 민원처럼 취업 부탁이 자주 들어온다. 추천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추천여부에 대해서는 “추천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단순히 추천인 이름에 정치인 이름이 오른 것을 갖고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며칠 후면 드러날 이른바 '권력형 청탁 X파일'앞에서 기자에게 한 답변이 진실 그 자체이기를 바랄 뿐이다. 취재 과정에서 일부 정치인은 "차라리 검찰이 빨리 밝혀 주었으면 좋겠다"며 억울함을 하소연 하기도 했다. 점점 다가오는 'X파일'에 대한 또다른 긴장감인지 아니면 정말 떳떳한 것인지 이제 진실은 검찰의 수사에 달렸다.

한 시의원은 "지위를 이용해 압력을 넣었다는 점에서 청탁과 추천 같다"며 추천 역시 정치인이라는 지위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치인을 모르는 서민들에게는 본의아니게 피해가 간다는 것.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실제 추천한 적이 없을지 모른다. 또 기자에게 “추천한 적이 없다”고 밝힌 일부 정치인들은 진실한 답을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역민심은 정치인들의 답변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 

이미 일부 언론에서 기아차 채용 과정에서 추천인 리스트에 오른 지역 정치인 5, 6명선으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리발을 내민 정치인들은 검찰 수사로부터는 자유로울지 모르나 지역민들의 도덕적 비난과 정치적 파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추천 행위를 떳떳하게 생각한다면 추천 여부 또한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어떨까. 거짓말 한 정치인 여러분, 솔직해지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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