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직원채용이 까다롭고 친 노조 성향의 사원을 뽑지 아니하도록 신경을 쓰고 추천인을 명시하지 않도록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채용비리가 왜 발생을 하였을까요? 언론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노조가 강성이라서 이러한 채용비리가 발생을 한 것일까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노무관리시스템의 낙후성입니다. 노동계는 흔히 이를 ‘관리한다’고 표현을 하는데 노동조합 간부나 노조에 영향력이 있는 사람에게 특혜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특혜의 방법은 간단하게는 술입니다. 회사는 이들에게 소주, 맥주, 양주 등으로 구별하여 대접 아닌 대접을 합니다. 회사나 회사 간부를 잘 봐달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보다는 더 큰 특혜는 민원을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민원을 해결해줌으로써 노조 내에서 다수가 되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번 입사비리는 이러한 특혜의 전형입니다. 즉, 회사는 관리하고자 하는 노조 간부 또는 사람이 지인이나 동료 직원으로부터 부탁받은 입사지원자를 채용해줌으로써 향후를 부탁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는 직업훈련원의 폐쇄 등 인재양성이나 인사평가 시스템의 부재입니다. 아시아자동차(주) 시절 직업훈련원을 통하여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직업훈련을 통한 평가가 가능하였으나 직업훈련원의 폐쇄는 결국 서류심사 이외에는 평가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추천을 통하여 직원을 채용하게 되고 추천을 통하여 입사하면 추천한 사람에게 성의표시로 인사라도 하게 되고 결국은 돈이 거래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추천하여 입사하더라도 간단한 인사치례를 하였으나 청년실업이 심해지고 기아자동차(주)와 같은 대기업이 없는 지역에서 그 인사치례는 수준이 올라가고 거래도 추천하기 전에 이루어집니다. 이러니 취업예정자가 발생을 하는 것입니다.
결국 회사의 낙후된 노사관리시스템과 직업훈련원 폐쇄로 인한 평가시스템의 부재, 지역의 심각한 청년실업이 어우러져 발생한 결과입니다. 이를 보수언론은 강성노조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채용자 1천78명중 800여명 비공개 채용관련
의혹
회사는 지금이라도 그 전모를 밝혀야 합니다. 그 처음 의도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처럼 사회문제화 된 상태에서 돈을 주고 입사한 사람에 대해서 최대한 선처할 것을 약속하고 자진해서 보고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즉, 검찰과 무관하게 ‘자진신고기간’을 두고 이 기간에 자수한 경우에는 선처하여야 하고 (돈을 받고 추천한 사람은 당연히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겠지만) 이 기간을 넘어서 검찰 수사에서 밝혀지는 경우에는 해고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할 것입니다.
또한 낙후된 노무관리시스템을 개선하고 인재 양성과 평가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노력(직업훈련원 재개원 등)을 다하여야 합니다. 또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여야 합니다.
민주노총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아자동차채용비리대책위원회’가 지난 28일 ‘자정과 혁신을 위한 결의대회’를 하고 검찰청을 방문하여 공정한 수사를 요청하였으나 더 이상의 노력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민주노총 신중철 광주전남본부장은 인사 관련 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습니다. 회사가 인사 관련 서류를 정리하여 노동조합에 제공하므로 민주노총이 관련 파일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8일 자정결의대회를 하고 파일 유출은 회사에서 한 것이라고만 이야기할 뿐 파일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문제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거나 28일 광주지검을 방문하기에 앞서 무게감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이나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요구한 것과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일선에서는 민주노총에 사회적 합의를 거론하는 대의원대회에 앞서 파일을 무기로 노정협상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즉, 대충 수사를 마무리하자는 제안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부터 제기된 채용비리는 노사의 공감대에 의하여 쉬쉬하여 왔습니다. 10월 검찰의 내사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중단되었다가 이번에 사회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 경제를 걱정하는 일각의 의견에 의해서인지 노사의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인지 이제 수사가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800여명이 넘는 사람이 비공식적으로 채용되었으며 공식적으로 채용된 사람 중에서도 17명의 의문점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노사 모두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마무리를 하였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틈에 정치인들도 같이 묻히게 되는 결과가 예측됩니다. 지난 10월 30일 필자의 글이 허무하게 묻혔듯이 이 글이 허무하게 묻히는 결과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