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칼럼]대한민국은 섬나라
[김경수칼럼]대한민국은 섬나라
  • 김경수
  • 승인 2004.08.24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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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호가 울려 퍼진 것은 광복이후 월드컵축구 때였다. 다시 올림픽 함성이 아테네에서 전해지면서 ‘대한민국’이 쓰이고 있다. 그간 다른 운동경기나 국제 행사에는 우리나라 이름을 칭할 때 대한민국을 줄여 ‘한국’이라고 표기했다. 각종 표시 말에 약칭을 사용하지만, 국호까지 적용한데 대한 제정신이 들게 한 우리 젊은 악마들께 고맙다.

사실 ‘국어’와 ‘국사’에도 불만이었다. 일제강점기까지 조선어라고 불렀고, 광복 후 어지러운 시국이었으니 제나라 이름조차 참되고 쓸 형편이 못되었다고 선배들을 이해한다. 지금은 여러 민주공화국을 거쳐 역사바로세우기 해야 된다고 역사학계가 아닌 정치권에서 논의 중이다. 국어는 ‘대한어’나 ‘한글’로 국사는 ‘대한사’로 고칠 노력도 같이 할 때다.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고치고 나니 옛 국민학교 졸업생도 ‘초등학교시절’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우리 영토를 살펴보자. 헌법 제3조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여기서 한반도에 대한 해석이 구구하다. 백두산을 중심으로 압록과 두만강 이남이라는 설이 가장 많으나 휴전선을 경계로 대한민국의 권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으니 헌법에 나온 영토는 북한의 영토까지 포함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김정일이 지배하고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헌법에는 그들 영토 범위나 대한민국 영토까지 해당한다는 내용은 없다.

문제는 현재에 있다. 우리 국민들이 외국에 가는데 아직도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가야하고, 배에 오르려고 항구로 가야한다. 분명 대한민국은 육지로 연결된 반도국가이고, 지리교과서에도 반도적 위치라고 나오지만, 땅을 밟으면서 자동차나 기차로는 다른 나라로 가지 못한 현실이다. 금강산 관광과 특별한 회담으로 겨우 왕래는 있었지만, 여전히 북녘은 타국으로 가는데 장애물이다. 아직도 정식 국호 대신 ‘북한’이라고 부른 곳을 지워보자. 같은 민족이 살고 있는데 너무 단견적인 국토관의 표출이라지만, 현재는 분명 분단국이면서 그것도 편히 여행할 수 없는 나라가 버티고 있으니 남한은 절단된 ‘섬나라’이다.

최근 우리 주변국이 벌인 움직임을 살펴보자. 중국은 일본더러 역사를 잘못 기술한다면서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있다. 일본은 조선의 공도정책을 빌미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국제사회는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주고 있다. 미국은 북쪽에는 핵무기 개발을 놓고, 남쪽에는 이라크 파병과 미군철수 및 이전에 대해 강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영향력을 다각도로 미쳐 보려고 수를 읽고 있다.
우리의 처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1991년 두 나라로 유엔회원국이 되어 스스로 분단국임을 국제사회에 알렸던 우리 민족이다. 그 뒤 북쪽은 식량 자급을 해결하지 못해 굶기가 두려워 도망친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되었다. 남쪽의 경우는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에 이르렀지만, 사회적 분절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역사에서 뼈저린 교훈을 배웠음에도 정치권의 당파싸움과 불합리한 일을 조장하는 연고주의는 여전하고, 보수와 진보, 노사, 지역, 세대, 계층간 의식과 문화는 차이와 특성을 넘어 차별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합친 영토의 면적은 영국과 비슷하다. 중국 땅이 된 만주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의 터전까지 더하면 적당한 규모를 가진 한민족 국가를 이룰 수 있다. 한 국가를 형성할 때는 주권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는 자주력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한 나라와 그 곳에 속한 사람들은 타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떳떳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역사발전이 이뤄지길 모두 소원할 것이다. 이를 막는 자가 주변 남의 나라라는 핑계는 이제 그만 두자. 우리가 우리 앞날을 어둡게 만들고 비겁하게 꾸미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알아보고 찾아보는 단계는 지났다. 차분하게 처방을 가하여 건강하게 세상을 조금씩 가꾸어 가는데 각 처가 소명할 때다.

그 답은 첫째, 韓이 둘인데 우리 국호는 대한민국이요, 우리 영토는 지금은 휴전선 이남으로 ‘섬’이라고 인식한 것이다. 둘째,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이니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에서 살기 좋고 살만은 땅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듬어 씨내림을 왕성하게 해 온 터라는 조국관이다.

/김경수 문학박사 전남대사대부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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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이름 2004-08-28 10:50:53
    국사가 학교 교육에서 선택과목인 나라
    공무원 시험에서 국사 과목이 없는 나라
    아직도 식민지 역사인식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
    과거사도 정리하지 못하고 지금도 벌벌 떨고 있는 나라
    외국의 역사 왜곡에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 나라
    역사 공부보다 편 가르기에 더 뛰어난 역사학자를 가지 나라
    한반도인지 한국반도인지 아직도 구별하지 못한 나라
    역사를 지역감정에 호소하거나 이용하는 나라
    국어보다는 외국어를 잘해야 출세하는 나라
    공무원들에게 국어 교육을 시키지 않는 나라
    우리의 음악을 가르치는 국악 교사가 없는 나라
    장구보다 피아노를 먼저 가르치는 나라
    양악 애국가보다 국악 애국가가 천대받은 나라
    현대 서양미술관을 짓겠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나라
    역사가 종교인냥 착각하여 우리 것을 배척하는 서양귀신이 씌인 나라

    이 모든 것들이 이 땅에 역사의식이 없어서 생긴 일이리니
    아, 역사여. 대한민국의 역사여!
    대한국민이여,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일지니
    결코 소홀히 하거나 비하하지 말것이라
    역사가 있음에 우리가 있음이니
    정신을 차리고 역사의 문을 열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