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살고 싶다는 절규의 진정한 의미는?
김선일씨, 살고 싶다는 절규의 진정한 의미는?
  • 김범태
  • 승인 2004.06.28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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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추가 파병 계획을 철회하라.
이라크에서 피랍되어 실날같은 생존의 희망을 뒤로한 채 싸늘한 주검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 김선일씨의 명복을 빌고 한 없는 슬픔에 잠겨있는 유가족에게 진정한 위로를 드리면서 더 이상 김선일씨의 죽음을 헛되이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우리는 김선일씨가 살고 싶다고 외쳤던 생명에의 절규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으면서도 그 의미를 왜곡하는 일부 언론과 국민들이 있음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다분히 감정에 치우친 나머지 응징을 위한 응징을 위하여 또는 더 이상의 테러를 방지하기 위하여 추가파병을 해야 한다면서 추가파병만이 테러를 방지할 수 있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일부 언론과 국민의 문제인식에서 참으로 심각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번 김선일씨의 죽음을 계기로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전쟁은 물론 테러 또한 있어서는 안되고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은 이라크 국민들이 한국군의 파병을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 그리고 의료지원을 위한 역할을 몰라서 김선일씨 살해와 같은 극단적인 테러를 하는것이 아니라 침략전쟁을 수행하는 미국을 돕기 위한 행위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추가파병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추가파병을 부추기는 듯한 여론과 일부 국민들의 흥분된 모습을 보면서 김선일씨가 외쳤던 절규의 의미가 훼손되지나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우리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이라크를 침공한 전쟁의 본질이 무엇인지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미 유엔에서도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반대한 바 있고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은 미국 부시일가의 중동지역에서의 원할한 석유 시장 확보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고도의 숨겨진 전략이 이번 전쟁을 수행하는 진정한 의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이태리와 스페인 그리고 우크라이나 등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했던 국가들이 철군을 하고 있는 터에 우리는 추가파병을 한다고 하니 과연 옳은 결정인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고 국익과 한미동맹으로 포장된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관계를 외치면서 추가파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정부의 태도에 대하여 생명보다 존귀한 국익과 국제협력 관계의 실체가 무엇인지 묻지않을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국가는 인간의 생명보호라는 일차적인 의무와 권리가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관계로 포장된 추가 파병의 명분 또한 미국과의 관계만을 중시한 사대주의적 발상일뿐이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국가들 중 미국과의 협력관계도 중요하지만 더 소중한 국제사회의 파트너가 많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이름 붙여진 한미동맹이 있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우리 민족을 남북으로 갈라놓고 전쟁을 불러온 당사자인 미국이 이제 와서 불안한 남북관계를 들먹이면서 한미동맹을 빌미로 파병을 요구한 것은 온당치 못할 뿐만아니라 주권국가를 모독하는 행위라는 사실이다.

이제 김선일씨는 말이 없다. 오직 살려달라는 절규와 죽음으로서 우리에게 생명의 존귀함을 일깨워 주었고 이라크에서의 무고한 생명의 살상을 방지하는 길은 한국군의 추가파병을 철회해야 한다는 사실과 미국은 분명 이라크에서 테러 이상의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음을 알려 주었다.

우리는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의 정착 그리고 국익과 국제사회와의 협력관계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추가파병을 결정하였지만 더 이상 무고한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한 추가파병 계획을 철회하여 김선일씨의 마지막 절규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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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객 2004-07-22 18:16:37
    .
    진지한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올리신지 건 한 달이 지나서 읽게되었군요.
    반론은 아니구요.
    그냥 두서없는 단상들을 정리해봅니다.
    한 달쯤 지나면 조금은 가라앉은 차분한 시선들이 조금은 더 늘어날 수도
    있지않을까 하는 개인적으로 기대치를 안고 말입니다.

    1.
    "이번 김선일씨의 죽음을 계기로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전쟁은 물론 테러 또한 있어서는 안되고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이 땅에 지어진 이후로 창녀와 전쟁이 계속 있어왔습니다.
    "있어서는 안되는" 게 늘 있어왔습니다.
    평화와 자유가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자유가 많이 부여된
    미국이라고 자부해왔는데, 그 미국이 졸지에 테러 공격을 당했습니다.
    범인과 주동자를 알았고
    그 오사마 빈 라덴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안 내놓고 증거를 대라고 버티다
    결국은 아프카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무너졌죠.
    그 탈레반 정권은 이슬람 교리 운운하며 전 인류의 문화유산인
    불교 유산들을 거침없이 파괴했고...

    2.
    "...침략전쟁을 수행하는 미국을 돕기 위한 행위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추가파병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인질살해범들이 주장한 것은 추가파병 금지가 아니라 완전철군이었죠?
    그것도 이틀 안에 당장 철수하라고!
    침략전쟁이라는 용어를 단호하게 쓰셨는데
    로마와 미국이 다른 점은 미국은 전쟁지역을 정복(conquer)하지 않고
    전부 다 스스로 물러나왔다는 사실입니다.


    3.
    "우리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의 대를 이어 이라크를 침공한 전쟁의 본질이 무엇인지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미 유엔에서도 미국의 이라크 침략을 반대한 바 있고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은 미국 부시일가의 중동지역에서의 원할한 석유 시장 확보와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고도의 숨겨진 전략이 이번 전쟁을 수행하는 진정한 의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쟁 결정을 가족사 내부문제인 것처럼 표현하시는데 그럴까요?
    아버지 부시가 이라크를 무력으로 격퇴한 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
    선행되었던 까닭이었지요? 수많은 강간과 약탈이 쿠웨이트에서 일어났고..
    그걸 그냥 수수방관하고 있어야 생명 존중이 되는 건지는 논의의
    여지가 있습죠.
    일국의 대통령이 자신의 국내선거 재선용으로 외국을 침공한다는 논리는
    깨놓고 말씀드려 설득력이 없는 논리가 되네요.
    광주사태의 미국 책임을 묻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후세인의 쿠르드족 학살과 내부 독재를 간섭하는 미국을 비난하는
    미국 뒤집어씌우기 여론을 타는 건 아닌지도 점검사항입니다.

    4.
    "이런 가운데 이태리와 스페인 그리고 우크라이나 등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했던 국가들이 철군을 하고 있는 터에 우리는 추가파병을 한다고 하니 과연 옳은 결정인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고..."

    잔류 및 계속 주둔을 결정한 영국과 폴란드 같은 나라들도 있지요?
    필리핀의 철군 같은 사례는 인질범의 자국민 살해 위협에 국가 전체가
    항복을 한 셈이 된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요.
    지난 번 국회대정부 질문에서 부총리가 답변했듯이 한국의 국가안전보장
    회의는 이를테면 동네 깡패의 협박에 국가가 백기를 들어서는 안된다는 게
    이 나라의 결정이었다고 하는 답변이 있었지요?

    5.
    "... 생명보다 존귀한 국익과 국제협력 관계의 실체가 무엇인지 묻지않을 수 없다."

    9.11 의 교훈을 통해 미국은 어떤 식의 생명존귀 인식을 변화시켰는가 하면,
    유사사태의 재발을 대비하여, 만약에 누군가가 다시 비행기를 납치하여
    300 여명의 목숨을 끌어들여 2 만명이 일하고 있는 건물에 돌진하는 공격을
    감행하면, 2만명을 살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300 명이 탄 비행기를 격추하도록 허락하는 자체 판단 작전권을 군부에 위임하게 되었죠.
    생명존귀 사상의 현실적 상황은 이렇게 우리의 논리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하는데 여기에선 어떤 곳의 생명의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일까요? 둘 다 선량한 자유민들인데....
    국가의 이익(국익)이라는 개념은 이런 현실적인 실제 상황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 하는 실제적 선택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6.
    "분명한 것은 국가는 인간의 생명보호라는 일차적인 의무와 권리가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되고..."

    생명보호의 의무와 권리라는 추상적 개념은 전쟁을 대비한 국토방위 임무에
    양심의 자유 운운하며 군복무를 거부하는 논리적 도전 앞에서 또 하나의
    선택을 하게 합니다. 인간의 생명 보호라 함은 국민 전체의 생명인지
    버려야 하는 군인의 생명인지 - 그리고 그 가치가 상충하고 상호모순될 때
    어느 쪽을 더 보호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국가적 가치판단을 요구하죠.

    7.
    "국제사회와의 협력관계로 포장된 추가 파병의 명분 또한 미국과의 관계만을 중시한 사대주의적 발상일뿐이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국가들 중 미국과의 협력관계도 중요하지만 더 소중한 국제사회의 파트너가 많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안타깝게도, 이 문제는 지난 번 선거에서 군대파병을 공약으로 내 건
    열린우리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준선거로 이미 결론이 나버렸습니다.
    정책을 보지 않고, 정치판의 이전투구에서 '불쌍한 놈' 밀어주는 바람에 -
    그래서 노무현이 하는 일을 반대하면 곧 대통령 퇴진 운동이라고 하는
    괴상한 논리 앞에 여러분들이 무릎을 꿇어야 되는 차례입니다.
    앞으로 3년 반 동안은.

    8.
    "특히 미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이름 붙여진 한미동맹이 있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우리 민족을 남북으로 갈라놓고 전쟁을 불러온 당사자인 미국이 이제 와서 불안한 남북관계를 들먹이면서 한미동맹을 빌미로 파병을 요구한 것은 온당치 못할 뿐만아니라 주권국가를 모독하는 행위라는 사실이다."

    이 부분은 동의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노무현의 말바꾸기 "장(場)의 논리" 변명론이
    여기서도 다시 작동되어, 이미 없질러진 물이니 쓸어담지 못하겠다고 하는
    대응방식을 보시게 될 것 같군요....
    정권의 명운을 걸고 수도이전을 자기 방식대로 밀어부치겠다는 거 아닙니까?

    9.
    "이제 김선일씨는 말이 없다...."

    이미 선을 넘어선 것 같군요. 함정에 빠진다는 게 이런 건데
    한번 군대가 들어가게 되면 계속 거기서 벌어지는 상황에 말려들게 되죠.
    추가파병만이 문제가 되는 게 절대로 아니고
    완전 철군이냐, 계속 추가파병 적극 참여냐를 결정해야 할 단계입니다.
    "테러와의 전쟁"은 부시가 먼저 시작한 게 아니라
    테러조직들이 먼저 시작한 전쟁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미국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아니라
    전세계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테러가 된 것이라고 하는 미국의 논리에
    정부가 동의하고 국회가 동의한 거죠....

    파병안을 당초부터 반대한 민주당이 괴멸되게 만든 여러분들의 선택이
    앞으로도 3년 반은 유효할 것입니다.

    때가 늦은 거죠.
    이런 식으로 나라를 이끌어가는 노무현 정권을 바꾸기에는.

    ... ㅉㅉ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