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성칼럼]'조 ·아 ·세'
[성찬성칼럼]'조 ·아 ·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5.07 0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찬성[자유기고가 '페다고지' 등 다수 번역]

범죄가 발생하면 범인을 체포하여 죄값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최소한 인간세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리라고 본다. 그런데 범죄는 단독범죄가 아니면 대개 앞장서서 끌고가는 주범이 있고 눈치 살피며 뒤를 따르는 종범이 있다. 물론 죄값이 크게 물어내야 하는 쪽은 주범이다.

흥미로운 것은 대체로 죄질이 무거운 범죄의 경우 이 둘 말고도 또 하나의 악의 축이 개입된다. 바로 배후세력 또는 배후조정자이다. 70년대, 80년대를 거치면서 이 낱말을 전혀 상대되는 입장에서 들어본 사람이 부지기수일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겪어서 알겠지만 죄질이 가장 고약한 놈으로 취급당하는 것이 바로 이 치다.

 행여나 누가 볼까봐 어둠을 틈타 제 딴에 속전속결로 감행하는 범죄는 우리가 통상 잡범이니 파렴치범이니 하는 이름으로 부르는 어떤 것으로, 선데이 뭣뭣 정도가 아니라 정론지랍시고 떠드는 언론매체에서도 배터지게 접할 수 있는 일상사인데다 대개는 사법기관이 잘도 결말을 내서 알려주니 논외로 치기로 하자. 유전무죄 무전유죄 따위의 소리들이 사람을 짜증스럽게 하기는 하지만….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백주대낮에 텔레비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가며 지랄같은 대의명분을 앞세워 당당하게 저지르는 통큰 범죄의 배후조종자 내지는 배후세력이다. 부시인지 부숴인지 하는 서부극 악당이 익크인가 이라크인가 하는 무대에서 저지르고 있는 통큰 범죄도 문제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통큰 범죄가 두어 달 전에 바로 우리 집안에서 벌어졌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더 급하지 않겠는가?

  너나없이 전대미문이라느니, 유사이래 처음이라느니 하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얼빠져 정신없던 이 범죄는 다들 알다시피 법을 떡 주무르듯이 입맛대로 주무르던 법정에서 법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다. 다행히 우리나라 법이 조지면 곧 법이라는 조지법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줄을 오랜 체험으로 깨달은 국민이 촛불로 일어섰고 투표로 몽둥이 찜질을 가했다.

일본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한국명 박정희)의 100명 남짓한 군대로 일으킨 쿠데타가 87년 6월항쟁으로 단죄되기까지 장장 27년이 걸린 데 비하면 실로 전광석화 같은 신속한 심판이었다. 덕분에 주범인 민주당은 사형선고나 다름없이 된서리를 맞고 망연자실하다 보니 정신까지 혼미해져서 앞으로 전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다시 국민을 엿먹이겠노라 횡설수설하고 있는 중이다.

종범 한나라당은 딸이 그렇잖아도 현세에서 저지른 악행으로 잠을 설치고 있을 아비의 혼백까지 불러내며 날뛰었지만 만수무강하던 제1당 자리를 내놓음으로써 최소한 치도곤은 맞은 다음 경남도지사는 제몫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문제는 배후조종자이다

  '일제치하에서 일본천황을 제 임금으로 떠받들고 독립투사를 범인으로 몰아간 것을 시작으로 이 날 이 때까지' 운운은 이 글을 읽는 사람이면 누구나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연대(조아세)”가 왜 출범할 수밖에 없었던가를 익히 알 터인즉, 잔소리로 시간 허비하지 말자.

이들이 주범 60여명과 종범 130여명을 사주해 193인(蚓)의 이름으로 통큰 범죄를 일으켜 나라 전체를 온통 불안하게 만드는 사회불안죄를 저지렀다는 것은 타타가 공인한다

- 탄핵해! 너희가 하면 내가 나팔불게, 100번도 좋고 1000번도 좋아, 그래도 배후조종자가 앞서서 힌트는 줄망정 계속 떠들 수는 없잖아. 이렇게 해서 시작한 탄핵이요, 그게 각본대로 되지 않자 똘마니들을 시켜 이럴 때는 군사쿠데타가 법적으로 올바르다고 떠들도록 만든 것은 그 밥에 그 반찬이라는 것은 대체로 국민이 감 잡았다고 본다.

(원래 노련한 배후조종자에게 자인은 있을 수 없고, 뭇 범죄를 자인하지 않아도 잘 넘어가도록 주범과 종범의 협조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나라가 이 나라 아니던가! 친일매국노의 단죄가 없었기에....)

  놀라운 사실은 주범과 종범을 심판한 당사자가 국민이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우리가 기대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법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이 곧 법을 주무르고 농락하던 자들이었다. 국민은 4년에 한번 고개만 숙여주면 되는 줄 아는 모리배들이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허울 좋은 헌법 제1조는 개그맨의 농담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벌을 받았다. 허구한 날 뜯기기만 하다가 4년에 한번 하는 권리행사로 - 학연과 지연과 혈연을 비롯한 뭇 유혹을 이기고

-그러니 이제는 80년 묵은 능구렁이 배후조종자도 국민이 처벌해야 하지 않겠는가. 03이가 세무조사를 해놓고도 처벌을 못한 그 여우를 백년 묵어 둔갑하기 전에?

  나는 이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 계속하겠다: 담배파는 상점이든 술마시는 술집이든 조선일보가 놓여 있는 어디에나 가지 않는다. 갔더라도 바로 나온다. 설명하지 않더라도 행동이 설명이 된다. 꼭 해야 한다면 조선일보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만은 만악의 근원이기 때문이라고 알린다. 조선일보를 보면 80년 묵은 독살스런 능구렁이를 보는 기분이 든다고.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 2004-06-02 11:45:47
    지금까지 열받아 죽을 뻔 했는데
    이글을 읽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으~~~~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