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30대 당원들과 '앵무새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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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현 기자
  • 승인 200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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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광주 네티즌 비례대표 선출
도발적이지도 신선하지도 못해

남한사회에서 30∼40대 세대는 대다수가 개혁과 진보 쪽으로 열려 있는 세대들이다. 이들은 고교와 대학시절 민주화와 통일운동, 그리고 참교육운동을 직접 체감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특징은 획일화된 전통을 창조적으로 파괴해온 참신한 세대로 통한다.

그러나 지난 24일 오후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네티즌 비례대표 선출 최종 토론회'는 네티즌의 도발적인 모습도, 30대의 신선함도 보이지 않는 자리였다.

10명의 네티즌 후보는 인터넷 투표를 거쳐 최고 득표자는 전국구 10번을 부여받고, 차순위 5명에게는 중앙위원으로 배정받는 정당사상 획기적인 시도였다. 세대별 분포는 30대 4명, 40대 4명, 50대 1명, 60대 1명으로 80%가 30∼40대로 '청년당원'들이었다.

이들은 토론회에서 '탄핵가결'을 놓고 50∼60대의 민주당 지도부에 버금 갈 정도로 '찬성'입장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단 35살의 한 후보가 "탄핵안 철회와 국민 사과"를 꿋꿋하게 주장하는데 그쳤다.

이들 후보들은 "민주당이 근거지인 광주에서 지지율이 한자리"라는 것을 한탄하면서도 이를 불러온 민주당 탄핵주도에 대해서는 30∼40대로서 '아픈 비판'은 보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의회쿠데타 세력의 논리를 두둔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탄핵책임을 교묘하게 비켜 가는 노련함(?)까지 보여줬다.
40대 한 후보는 "탄핵이후 언로가 막혀 있다"며 은근히 언론 탓으로 돌렸으며, 또 다른 후보는 "이번 총선은 감성적인 요소에 의해 선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의회 쿠데타 주역들의 논리를 앵무새처럼 읊었다.

이들은 이날 5.18 망월동 묘역을 참배하고 토론회에 참석했다고 한다. 30∼40대 민주당 당원의 노쇠한 정치의식이 물씬 풍기는 '앵무새 토론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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