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다면평가'와 '숨은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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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현 기자
  • 승인 2004.03.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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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이 사무관 인사제도, 행정실장 횡령, 교장 및 간부 정기인사, 특기·적성비 부실감사와 솜방망이 징계 때문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중 이른바 '행정공무원의 꽃'으로 불리는 '5급 사무관 승진임용제도 변경 개인의견조사'에 대한 비판여론도 높게 일고 있다. '꽃'을 학수고대하면서 '줄'과 '돈'보다 시험공부에 의지했던 대부분 하위직 공무원들은 "'다면평가 50%+ 시험50%'승진제도는 소수의 몇 사람용"이라는 것.

즉 "본청 일부 힘있는 일부 6급용 일 수밖에 없다"며 다면평가로 몰아가는 소위 '음모론'을 지목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에게 교육청 인사제도는 관심 밖의 일이다. 그러나 인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온갖 추잡한 음모, 비리는 촉각을 세우게 한다.

다면평가는 일방적인 시험평가보다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문제는 현 시스템과 마인드로는 제도의 취지를 도저히 살릴 수 없다는 데 있다. 이 제도는 시험제도로 알 수 없는 개인의 직무능력, 인간관계, 동료애, 통솔력 등을 평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현실은 애경사 얼굴 내밀기, 술대접 횟수, 부인회식 참여여부, 힘있는 부서 우선배려, 논공행상, 정실 등이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죽하면 '다면평가 비용 연간 3천만원설'까지 나돌까. 얼마전 제주도 고위간부의 자살사태도 금품에 의한 다면평가인사가 원인이었다.

지난달 실시된 의견조사서도 소속 부서를 반드시 표기토록 해놓아 정확한 여론을 수렴하지 못했다. "일선학교 행정실장들이 대부분 6급이라서 누구, 어떤 제도를 선호하는지 공개되기 때문에 소신껏 응 할 수 없었다"는 것.

여기에 의견서 양식을 최종 결재한 부교육감은 3일에는 "넣지 말라고 했는데 …잘못됐다. 문제가 있다"에서 다음날 보도 직후 "내가 결재하면서 소속 부서 표기를 못 봤다"로 물러났다. 그러나 해당 과장은 여전히 "소속 부서 표기가 의견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신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그대로 고수했다.

그렇다면 의견서 '항명파동'은 단순한 부교육감의 단순한 업무착오였을까? 오히려 이를 고집하는 '예견된 숨은 음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원본 교육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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