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단소리]권력과 권리
[쓴소리단소리]권력과 권리
  • 문병란
  • 승인 200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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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란 폭력에 대하여 일정한 집단의 구성원에 의하여 공인되고 있는 힘(power)을 가리킨다. 국가의 권력과 같이 사회력의 한 형태로서 인간의 사회생활에 필요한 가치를 부여하거나 박탈하는 것을 무기로 하여, 인간의 행동 양식을 지배하는 힘(authority),즉 정치권력, 지배권력 같은 것을 지칭한다.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 법관 같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공인된 힘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권력은 구성원내 공인된 힘

이 막강한 힘을 분산시켜 독주를 막고 권력에 의한 독재적 지배를 견제하기 위하여 민주주의에선 삼권분립이 있고, 이 권력의 지배로부터 피지배자의 삶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권리(right)와 공권(civil right)이 있다. 태산 같은 막강한 권력의 힘 앞에서 추풍 낙엽꼴의 개인적 무력함을 막아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그 막강한 권력이라도 그 공인된 힘의 창출이민에 있음을 확실시하고 그 민이 각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의무와 권리를 동등하게 갖게 된다. 납세나 병역 등은 의무요, 선거권이나 자유권 저항권은 권리에 속한다. 역사적으로도 민주주의의 맹아에 해당한 1689년 영국의 명예 혁명에 의하여 선포된 인민의 권리 선언, 권리 장정(The Declaration of Right)이나 1789년 프랑스혁명시 인권선언(la Declation desdroits de l′homme et du citoyen)에 의한 인권(human right)사상을 헌법의 기본정신으로 못 박은 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므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선 바로 이 권력과 권리가 평등하게 법적 보장을 받으면서 그 사회가 제 자리에서 의무와 책임과 권리를 제대로 누려야 될 것이다. 이러한 기본이 제대로 행해지지 않을 때 그 사회의 권력구조는 부패하고 비정에 빠질 것이요, 그 부패와 비정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불법이나 공권남용의 현상이 일어나 결국은 파행적 독재형태로 전락할 것이다. 이 독재속에는 비리 부정부패가 자리 잡을 것은 두 말할 나위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30년 군벌에 의한 군사독재가 벌여 놓은 암울한 정치 현실을 물려받아 5.18, 6월항쟁 같은 시민운동의 승리 속에서 문민의 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의 정부등 개혁시대를 맞고 있지만 신구 보혁 갈등에 밀려 개혁은 차질을 빚고 구악이 물려준 부정부패의 유산은 계속 신악을 낳으면서 시행착오의 민주주의가 한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고 있다.
과거 청산 없이 새 역사가 창조될리 없기에 일제 청소작업을 행하려 하지만 그 청소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부정과 비리가 잇따르면서 권력구조의 구제 불가능 현상을 노증하고 있고 그 남용은 도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권력의 중심으로서 개혁의 향도이자 성장이어야 할 대통령 주변에서도 끊이지 않는 부패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권력의 실세이자 국가나 국민의 표상으로서 신성해야 할 최고 지도자, 옛날 같으면 ‘국부’라는 말도 서슴지 않던 그 만승의 자리가 지금은 얼마나 권위 실추가 되었고 바로 부정의 표적이 되어 있는가. 불법과 무력에 의해 통수권을 거머쥔 한 전직 대통령은 불법에 의한 정치비자금을 거둬들여 3천억을 넘는다는 유언비어가 파다하였다. 그 돈이 낯내놓고 발각되기 쉬운 자리에 있을 리는 없지만 그 둘째 아들에 의한 170억이 세탁되지 못한 채 불법 상속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이 태산 같은 불로소득의 재산을 물려받은 대통력의 아들, 공공연히 떠도는 사람은 아직 국내에 있지만 부정축재한 돈들은 외국으로 망명하여 세탁된 지 오래, 그 근원마저 찾을 길 없이 해외도피 재산으로 잠적하고 말았을 것이다.

'국부'권위마저 실추된 현실

어찌 대통령 집안 비리와 축재가 거기서 끝났는가.
문민시대에도 패거리 시대의 정형적인 선거불법 자금이 930억이 불거졌고 그 아들에 의한 엄청난 사건은 한강 다리 붕괴, 백화점 붕괴와 함께 시끄럽웠고, 5.18의 피를 딛고 이룩한 50년만의 정권교체 국민의 정부 때도 그 아들들이 줄줄이 돈 때문에 감옥에 갔지 않는가?

붉은 악마와 월드컵 축구 4강신화의 기적과 함께 등장한 신선한 서민 대통령 참여 시대의 개혁이 표상인 현 대통령 주변에서도 취임 일년 남짓한데 특검까지 동원한 비리 숙정작업의 진행, 이는 모두 권력 남용에 의한 민주주의의 정도를 이탈한 비정에서 비롯한 것임을 두 말할 나위없다.

/문병란(시인·전 조선대교수·본지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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