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광주 전남 상생의 길
[특별기고]광주 전남 상생의 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4.01.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화 [광주광역시 정무부시장]

광주와 전남의 많은 시도민들이 시도간의 경쟁이 지나치게 심화되고 있다며 걱정이다. 일부 지역민들은 시도가 서로 싸우며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결국은 아무도 사업을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 또 어떤 주민들은 양 지자체가 경쟁을 하는 데 너무 열중하다 보니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 염려하고 있다. 이런 우려는 모두 지역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나온 관심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광주 전남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엑스포 등 사업은 시한이 아직 남아있다. 따라서 앞으로 합리적 기준에 따라 개최지가 결정이 될 경우 오히려 우리 지역에서 사업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면 우리에게 아무런 손실이 없는 것인가? 시도간의 갈등으로 인한 진정한 손실은 소모적 논쟁 과정에서 상호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소모적 논쟁은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감정적 대응을 유발하여 서로간에 상처를 남기기 쉽다. 따라서 앞으로는 주어진 파이를 나누는 제로섬 게임에 대한 논쟁은 빨리 종결하고 우리 지역의 파이를 크게 키우는 윈윈 게임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파이 키우는 윈윈개발에 집중하자

대구와 경북은 작년에 상호 연대하여 대구과학기술원을 만들기 위한 법을 통과시키고 금년도 예산에 반영하였다. 이러한 파이를 키운 성공사례를 본 받아 우리도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개발하고 이를 관철하는 데 상호 협력하는 것이 상생의 길이다. 이와 관련 필자는 다음과 같은 사업을 추진하는 데 광주와 전남이 상호 연대하고 협력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광주를 지식창조형 특구로 육성하는 일이다. 광주는 연구기반이 어느 정도 갖추어진 전통적인 교육도시이다. 광주에는 10년 전에 광주과기원이 설립되어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고, 최근 몇 년 사이에 광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 생기원 광주지역본부, ETRI 광주분원 등이 추가로 설립되었다. 또 광주에는 전남대, 조선대 등 지역 명문 대학이 있으며, 여기에 국고지원을 받아 총27개의 연구센터가 설치되어 있다.

이제 광주와 같이 교육 및 연구기반이 갖추어진 내륙 거점도시가 발전의 자원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해상운송에 편리한 지역이 수출산업기지로 유리하였으며, 이에 따라 정부도 연안지역을 수출과 물류 위주의 특구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교육, 연구, 문화생활 여건이 잘 갖추어진 지역이 지식을 창출하고 창출된 지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데 유리하다.

광주가 지식창조형 특구로 지정될 경우 정부 또는 민간 연구기관을 유치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고 나아가 세계적 연구소나 대학의 유치를 추진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광주가 R&D 허브가 될 경우 광주와 전남소재 기업이 함께 그 혜택을 향유할 수 있다. 권역별 내륙 중심도시를 특구로 육성하는 문제는 필자가 광주일보와 매일신문이 지난 12월 2일 대구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영호남 경제포럼에서 광주와 대구가 공조해서 정부에 건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두 번째로 기업신도시 유치를 위해 상호 연대하고 협력하는 일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유치 활동은 특별한 투자 메리트가 없을 경우 한계가 있다. 지식창조형 특구의 지정 육성이 우리 지역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될 수 있으나 이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보다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획기적인 투자유치 방안이 필요하다.

지식창조형 특구·기업도시유치 협력

지난 10월 전경련에서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약 1,000만 평 규모의 자족형 기업 신도시를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하였고 건교부에서도 후보 대상지의 검토를 준비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전경련과 건교부 등을 상대로 광주와 전남 접경지역에 기업신도시를 건설하여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산업기반이 취약한 서남권에 기업신도시개발과 같은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을 경우 권역별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자립형 지방화를 이룩하겠다는 국가균형발전의 목표가 달성될 수 없다는 점이다.

광주 전남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필자의 제안에 대해 전남도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하며, 또 이를 통해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소모적 논쟁보다는 생산적인 논의가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이병화 (광주광역시 정무부시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