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파병으로 한반도 평화 살 수 없다
[기고]파병으로 한반도 평화 살 수 없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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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전민특위 광주전남본부 조사단장]
'동북아와 우주를 지배한 세력이 21세기를 주도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미국, 유럽연합, 동북아시아 3대 세력이 21세기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생산의 33%가 아시아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국을 비롯한 정치, 경제, 군사강국들이 모여있는 동북아가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동북아 부흥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미사일방어망 계획, 중국의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 일본의 위성발사 등 우주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강대국들의 치열한 경쟁이 불붙고 있다.

2020년 종합국력이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여기에 국경을 맞
대고 있는 한반도는 미국의 세계전략 구상에서 예나 지금이나 그 가치가 제 1순위 지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전쟁가능성까지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한반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방부의 한반도 전쟁시나리오는 이라크 전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군사력을 동원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끔찍할 정도다.

공중폭격만 해도 이라크 전쟁 때는 하루 최대 800회였으나 한반도에서는 다섯배가 되는 4,000회며, 항공모함도 이라크에는 4척이었으나, 한반도에는 미국이 가진 12척 전부를 동원하며, 군대도 이라크는 20만이나 한반도는 미군 69만과 일본, 한국군까지 동원하는 인류역사상 처음 겪게될 파괴적인 전쟁계획이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이라크의 게릴라전에 휘말려 든 미국은 군사력동원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차 대전 후 처음으로 예비군을 모집하고 주한미군까지 빼 갈 궁리를 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한해 걸러 전쟁을 벌이는 미국은 앞으로 수년 동안 다른 지역에서 전쟁을 하기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이럴 때 우리는 한반도에서 평화의 힘을 길러 자주통일의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한다.
북미관계의 근본적인 변화와 한반도 평화의 분수령이 될 2차 6자 회담을 앞두고 북미사이에는 여전히 한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 발목이 잡혀 재선가능성이 낮아질수록 북미관계는 극적인 협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진 부시의 약점을 잘 알고있는 북이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핵보유 공개선언과 미사일발사실험 재개 등 대담한 정치외교적 공세의 고삐를 단단히 잡아챌 것이며, 민주당 후보들도 북미관계의 평화적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부시정부와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린 부시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매력적인 카드가 바로 '평양방문'이기 때문이다.

바그다드에는 대통령 전용기의 불도 끈 채 극비리에 다녀왔지만 정치적 효과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평양방문은 우리 민족과 세계의 폭넓은 지지를 받으며 서로에게 엄청난 정치적 도움이 되는 Win-Win 효과를 낼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하여 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라는 외교업적을 쌓는 것이며, 우리 민족에게는 자주통일의 전망을 활짝 열어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라크 전쟁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 그리고 한반도 평화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가지면서 우리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라크에 한국군을 파병하는 것은 전쟁광인 부시를 정치적 위기에서 구원하여 또 다른 전쟁의 징검다리를 놓아줄 것이며, 그 징검다리는 바로 우리 땅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라크의 진정한 평화는 미국이 탐욕을 버리고 이라크에서 철수하는 것이며, 한반도에서 진정한 평화는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미국의 영향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찾아 올 것이다.

/이신[전민특위 광주전남본부 조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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