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강석우-세상 모든 남자는 '장진구'다
'아줌마'의 강석우-세상 모든 남자는 '장진구'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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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줌마'의 문제교수 대학강단에 다시 서다// '장진구 같은 놈'이라는 욕설의 주인공, 강석우. 드라마 '아줌마'에서 돈으로 교수가 되고 재임용에서 탈락,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공부방의 선생님이 된 그가 지난 12일 다시 대학강단에 섰다. 이화여자대학교 주철환 교수의 <매스컴과 사회> 강의 시간에 멋스런 양복을 입고 출연(?)한 그는 영락없는 교수. (누가 이 교수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 그가 강단에 올라가자마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때 쓸쓸한 주철환 교수의 우렁찬 외침이 이어졌다. "강석우가 오니까 나의 인기는 모두 어디로 간 거야?") 아, 세상이 많이 바뀌었군요. 대학생들도 드라마 <아줌마>를 보다니…. - 배우 강석우가 본 장진구의 캐릭터는 어떤 사람인가? "세상의 모든 남자는 장진구다. (병아리들의 외침.. "어흑, 안돼요.") 세상 모든 남자의 속성을 모아 놓은 것이 장진구다. 다만 장진구와 보통 남자들의 틀린 점은 장진구는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다는 점이다. 내가 본 장진구는 연민을 느끼게 했다. 결국 드라마 속 주인공이 사회에서 이렇게 이슈화가 된다는 것은 장진구라는 인물의 성격에 모두가 공감한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아줌마들 역시 죽일 놈이라고 욕하면서도 친근함을 느끼는 것 같다. 진짜 장진구가 그렇게 싫은가? 어쨌든 난 장진구 편에 서겠다." - 배우 강석우 입장에서는 오삼숙과 한지원 중 어느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가? "한지원에게 매력을 느낀다. 사회에는 메인스트림(main stream)이라는 것이 있다. 드라마 속 장진구가 나쁜 방법으로 교수가 되긴 했지만 거기 나오는 모두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사람들이다. 비록 이상하게 오일권만 공부를 잘 한 것처럼 비춰졌지만. 오삼숙은 메인스트림에 속하지 않는다. 대화가 될까? 글쎄, 관념적인 거다. 여러분 제가 말하는 게 꼭 장진구같지 않나요? ("예", 웃음) 나는 말이 통하는 사람과 살고 싶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해도 그것이 가정을 깰 수 있는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 극중에서 논문을 베껴 쓰다 걸렸다. 공부를 하지 않는 교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 드라마에서는 실력이 안되어 베낀 게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베낀 거다. (웃음, 박수) 드라마에 비춰진 모습 때문에 교수가 공부를 안 한다고는 생각지 말라. 대학교수중에는 아마도 공부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고결한(?) 지식인 장진구와 그 뒤에 숨겨진 이기주의자 장진구. 배우 강석우는 "한국사회 대부분의 남성들에게 이런 '장진구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 아까 대화가 통하는 한지원을 선택하겠다고 했지만, 살기에는 오삼숙이 편하지 않았을까?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텐데? "결혼의 목적이 무엇인가? 편하게 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장진구의 캐릭터 때문에 해달라는 대로 다 해 줄텐데라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결혼에 대해 그렇게 관념적으로 생각지 말라. 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고 현실에 몰두하고 있다. 가정을 유지하는 것은 남자의 역할이 아니다. 아내와 남편 및 가족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율배반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나 이혼이 나쁜 것만도 아니다. 맞지 않는 사람과 살면서 왜 평생을 낭비하는가? 여러분들도 결혼은 신중하게 해야한다. 날 사랑할 사람과 하지 말고, 내가 사랑할 사람과 결혼해라." 드라마 '아줌마'는 힘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헤게모니 쟁탈전을 우습게 표현했다. 그러나 이렇듯 우스운 지배와 피지배구조도 현실에서 발현될 때는 가슴을 옥죄는 사슬이 된다. 친일교수를 비판했다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했다. 서울대 미대 김민수 교수는 드라마 '아줌마'가 "한국사회의 썩어빠진 교수사회와 남성문화를 찌르는 리얼리즘의 정수"라며 씁쓸해 했다. 오마이뉴스(www.ohmynews.co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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