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자'회의인지 '개구리들' 회의인지
'당직자'회의인지 '개구리들' 회의인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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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당직자 회의에서 나온 '노대통령 개구리 비유 발언'이 정가에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4자회담을 제안하고 이를 며칠 앞둔 상황에서 한나라당의 부적절한 발언은 모처럼 마련된 정계의 안정의 계기마저 놓치게 되지 않나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문제의 발언은 출범 6개월을 맞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 작업의 내용과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던 22일 오전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나왔다. 회의 말미에서 김병호 홍보위원장은 "시중 얘기 중에 노대통령과 개구리의 공통점 다섯 가지에 대한 얘기가 있다"면서 "올챙이적 시절 생각 못한다",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인다"를 열거하기 시작했다.

옆자리에 있던 박주천 사무총장이 "가끔 슬피 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생긴 게 똑같다"며 맞장구를 쳤다. 이에 당황한 홍사덕 총무가 황급히 "그런 얘기는 간담회 때 하자"고 박 사무총장의 말을 제지했다. 그러나 나머지 참석자들은 두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웃었다.

야당의 공식회의석상에서 당 사무총장과 홍보위원장이 한 이같은 발언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곧바로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를 통해 기사화됨으로써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한나라 당직자회의서 개구리 발언
네티즌·당내에서도 '부적절' 반발


청와대측은 매우 불쾌해하며 노대통령과 최병렬 대표가 만나기로 한 4자회담 성사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고, 민주당도 "저질 발언의 주모자는 사죄하고 공직사퇴하라"이라며 발끈했다. 심지어 한나라 당내에서도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며 발언이 미칠 파장에 부담스러워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는 '다음' 등 포털사이트 메인면의 주요기사로 배치되면서 네티즌들의 폭발적 의견들이 쏟아져나왔다. 이 가운데 압권은 오마이뉴스 독자의견 가운데 개구리비유발언을 패러디한 "한나라당과 아메바의 공통점 5가지(ID bill76)".

1. 먹고 싸는게 전부이다.
2. 한쪽(동남쪽)으로만 기어다닌다.
3.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간다.
4. 무슨 행동을 할지 빤∼히 알 수 있다.
5. 아메바가 뭔지 모른다."

무심코 튀어나왔지만 당의 공식회의에서 주요 당직자들의 입을 통해 쏟아진 이번 발언은 한나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정치의 수준을 또 한 단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ID greenw)은 "'대통령 잘못 찍었다'고 한 최병렬의 인격에 걸맞게 한나라당의 '당격'도 참으로 한심한 수준임을 다시 한번 드러내어 주었다. 이런 게 제1당이라니 대한민국, '국격'이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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