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날 고발해?
감히 날 고발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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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 고경주사장 "그만두겠다"/ 임금체불로 노동청 출두후 폭탄발언/ 노조 겨냥 '단순한 엄포용' 일축 / 대형사업 잇단 실패..심상찮은 우려도// "사장직을 사퇴하고, 회사를 정리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광주매일 고경주사장의 공식석상에서의 '폭탄 발언'이 회사는 물론 언론계 안팎에 적잖은 파문을 던지고 있다. 고사장이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지난 2일 오후 6시 광주매일 사원총회 자리. 이날 이례적으로 사원총회 소집 지시를 내린 고사장은 약 5분동안의 발언을 통해 "올해 안에 대표이사 사장직을 사퇴하겠으며, 회사를 계속 경영할 것인지 아닌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사장은 또 지난 10년간 광주매일을 경영해 오면서 느낀 소회를 피력했으며, "나의 부도덕으로 인해 직원들로부터 고발까지 당해 서운하고 답답하다"며 최근 노조가 조합원들의 연명을 받아 임금체불로 자신을 노동청에 고발한 것에 대해 매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에 앞서 고사장은 이날 오후 1시께 광주지방노동청에 피고발인 자격으로 직접 출두, 임금체불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며, 올해말까지 단계적인 체불임금 청산계획을 밝혔다. 고사장의 이번 발언이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그가 광주매일의 실질적인 오너이자 최고경영자일뿐 아니라 전체 사원이 한자리에 모인 곳에서 공식적으로 자신의 거취와 회사의 장래문제를 표명했기 때문. 광주매일 직원들은 이 때문에 고사장의 발언이 노조 등을 겨냥한 단순한 '엄포용'일 가능성 이 큰 것으로 일축하면서도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편집국 김모 기자는 "고사장이 5년전엔가도 문닫겠다는 발언을 해 언론보도까지 된 적이 있다"며 "회장이자 발행인인 부친 고제철씨가 건재한 상태이기 때문에 부자간 합의하에서 나온 공식적인 발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일각에서는 고사장이 평소에도 '문 닫겠다'는 말을 자주 해 온데다 지역 언론사 사장으로는 처음으로 노동청에서 피고발인 자격으로 직접 조사를 받아 심기가 편치 않은 상태였을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이번 발언도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고사장이 피고소인 조사시 굳이 대리출두를 마다하고 '직접 받겠다'고 나선 것과 조사과정에서도 근로감독관에게 "회사의 장래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송원백화점(현대백화점 광주점)에 이어 송원마트, 광주라이프넷 등 고사장이 직접 챙긴 대형 사업의 잇따른 실패로 고회장의 신임이 떨어지면서 '대권 승계' 구도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이번 발언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광주매일 노조는 고사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금명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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