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정책보좌관>“퐁피두 센터 광주만의 것 아니다”
<이영진 정책보좌관>“퐁피두 센터 광주만의 것 아니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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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 이영진 정책보좌관

"문화수도에 대해 정부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없다"는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의 발언은 광주에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문화관광부가 내놓은 당근은 '퐁피두 복합 문화 센터'. 이에 이창동 문광부장관의 핵심정책브레인으로 알려진 이영진 정책보좌관을 통해 정부가 '퐁피두 센터' 안을 마련한 배경, 현재 광주 문화 중심도시 건설 논의에 대해 들어보았다.

▲ 왜 퐁피두 복합 문화 센터를 언급하게 됐는가.
- 유럽과 비교했을 때 아시아에 이 정도 높은 수준의 복합 미디어 센터들이 없고, 문화수도 역할을 하려면 규모나 기능 면에서 '퐁피두 센터' 정도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퐁피두 센터는 건물 자체를 두고 한 말은 아니다. 유럽에서 차지하는 기능과 역할, 영향력 등 종합적인 면에서 생각해야 하는 개념이다.

▲ 광주를 '문화수도'로 만들겠다더니 이젠 '아시아 문화 메카'로 그 정의가 바뀌었다.
- 이름만 붙여준다고 문화수도 되는 것 아니다. 내용이 채워져 있고 지역 커뮤니티 안에서 자연스럽게 문화가 형성될 때 문화수도도 가능하다. 결코 행정적인 의미에서 '문화수도'를 언급했던 것은 아니다. 문화수도는 법적 언어도 아니라 상징적으로 문화 중심적 역할을 지향하자는 뜻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런데도 문화수도가 마치 행정수도 개념처럼 해석되자 문화관광부에서는 '문화수도' 말을 없애고 '문화 중심 도시'로 통일하고 있다. 의미 전달상 이 단어가 더 적합하다.

▲ 문화 중심 도시의 틀은 어느 정도 정리 되었는가
- 성급하게 방향을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제 겨우 퐁피두 센터와 같은 기능을 하기 위해 어떤 연구를 해야 할지 그 목록을 짜고 있는 수준이다. 그 방향이 정해져야 하드웨어 틀이나 컨텐츠 등에 대한 구상도 될 것이다. 아직 모든 것은 고민하고 연구하는 단계일 뿐이다.
광주에서는 너무 성급하게 답을 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함께 고민될 것이다. 어떤 것이 우선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오해의 소지를 낳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무엇보다 예산처와 심도 있는 협의들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계획들이 미리 오픈되면 자칫 실리를 잃을 경우까지 발생하게 된다.

광주 비롯한 호남문화가 그 바탕으로
연구 목록 짜고 있는 단계…조급말라


▲ 퐁피두 센터는 '복합문화' 센터다. 복합의 의미는 무엇인가.
- 복합은 전시, 공연, 교육 등 총제적인 기능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연구 기능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능도 있어야 한다.
그곳에서 문화 전체를 창조하고 전통적인 부분들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장이 펼쳐져야 한다. 더불어 교류 중심으로서 관광의 역할도 해야 한다.

▲퐁피두 센터와 같은 건물을 광주에 둘 생각인가.
- 건물 하나로 복합 기능을 소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방법을 택할 것인지 현재 논의 중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광주만의 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시아 문화 메카'는 한국을 대표하는 것이다. 따라서 광주, 전남·북이 갖고 있는 호남지역의 정체성을 충분히 바탕으로 삼되 그곳에 한정되진 않을 것이다. 우린 '광주'가 아닌 국가 전체의 제반 문화를 향상시킬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 그렇다면 정부 입장에서 지역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 분명 광주는 그 중심이 될 것이다. 현재 문화행정 혁신 위원회 안에 7명으로 구성된 지방분권 태스크포스팀이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광주를 구체적으로 도와 줄 부분을 연구 중에 있으며 그 팀엔 정근식 교수(전남대), 김경주 교수(동신대), 조경만 교수(목포대)가 참여하고 있다. 전체적인 틀은 중앙정부가 제공하지만 그 틀에 살을 붙이는 논의 주체들은 지역 출신의 문화예술인, 학자, 시민들이 함께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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