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사람과 문제를 분리하자
[세상보기]사람과 문제를 분리하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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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숙 광주여성민우회 사무처장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삶이란 어쩌면 너무나 건조하고 단조로울지도 모르겠다.’
그 만큼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매스컴과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들이 접하는 많은 소식 중에는 기쁘고 즐거운 일도 있지만 갈등이 분출돼서 분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흔히 있다.

가깝게는 보성초등학교장의 죽음에 관한 이해에서부터 베이징회담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이해관계,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과 같이 갈등의 유형은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때로는 한정된 경제적, 물질적 자원 또는 권력에 대한 경쟁적 추구로부터 발생하는 이해관계 갈등, 어떤 사건이나, 자료, 상대방의 언행에 대한 해석의 차이와 오해로부터 생기는 사실관계 갈등, 가치관의 신념체계, 종교문화 등의 차이로부터의 가치관 갈등, 풀리지 않는 과거의 갈등으로 상호관계에 금이 간 상태에서의 상호관계상의 갈등, 사회구조제도 시스템 등 구조적 폭력의 의한 구조적 갈등 등이 있다.

그만큼 우리사회에서 갈등은 여러 가지 형태로 항상 존재하고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한가지로만 형성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나 어디로부터 풀어야 할지, 어디까지 풀어가야 할지, 계속 증폭되는 상황으로 인하여 때로는 갈등의 출발점이 어디였는지도 모르고 엉뚱한 문제만이 남는 경우도 존재한다.

물론 어떤 형태든 갈등은 많은 사람이 인식하듯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물질과 정신·감정이 손상되는 부정적인 모습도 있지만 이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에게 누적된 혹은 잠재된 문제를 발견하여 처리할 수도 있고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소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모습을 나타내고 풀어 가는 과정에서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 있는 갈등을 잘 풀어가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염두해야 할 일이 있다.

더 큰 문제로 비화되거나 오히려 회피해서 축적적 문제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고 풀어가고자 하는 노력과 자세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문제를 분명히 분리하는 것이다.

갈등과 분쟁의 당사자가 가장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은 자신의 실익을 얼마나 많이 얻을 것인가 하는 것과 상대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질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문제가 뒤얽혀 오히려 더 심각한 갈등으로 나타나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입장을 앞세우기보다는 진정 원하는 것, 이루고자하는 관심사를 정확히 할 필요가 있고 우선 그것을 상대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상대에 대한 이해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상호 부딪힐 수 있는 감정을 뒤로하고 문제의 본질을 표면에 내세우면서 서로의 실익을 정확히 분석한다면 서로가 상생적으로 대안을 가질 수 있다.

당사자들이 추구하는 실익에 기반을 두고 사람이 아닌 문제에 초점을 맞춰 함께 머리 맞대고 서로가 손해본다는 느낌이 아닌 만족스런 느낌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해답이다.

/전진숙 광주여성민우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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