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오늘]지방분권시대, 경쟁력있는 산업에 대하여
[투데이오늘]지방분권시대, 경쟁력있는 산업에 대하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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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원[지방분권국민운동 집행위원장. 광주대 e-비즈니스학부 교수]

'지방정부 주도로 국가지원 지역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지방간 경쟁원리에 따라 지원사업을 심의하여 결정.'

새 정부가 집권 초기에 발표한 지방산업 육성계획이다. 이런 발표가 있자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도대체 우리지역에 경쟁력있는 산업이 있는가? 경쟁력 있는 산업이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가?

새 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을 과연 믿어도 되는 것인가?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는 포인트다. 결론부터 말하자. 우리는 불안해할 필요가 없으며 새 정부의 정책은 믿어도 좋다. 왜 그런가?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경쟁'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우리들은 경쟁을 거의 본능적으로 남과의 경쟁으로 생각한다. 남과 달리기 경쟁을 해서 이겨야 하고, 다른 회사의 물건과 판매경쟁을 해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의 본질은 내 안의 것들 싸움

그러나 경쟁의 본질은 내 안의 것들 간의 1등 싸움이다. 한 인간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학자, 프로스포츠, 예술가, 농부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이런 일을 다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내 안의 이런 것 들 가운데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직업으로 선택하여 살아간다. 지금 가수가 아닌 어떤 사람은 지금 가수보다도 노래를 더 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사람은 노래보다는 그림을 더 잘 그렸기에 화가가 되었다.

남과의 경쟁은 그 다음부터다. 내 안의 것들 가운데 경쟁을 통해 화가가 직업으로 선택된 사람은 이제 다른 화가들과 경쟁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이 때부터의 경쟁도 마찬가지로 내 안의 것들과의 경쟁이다.

나는 이런 저런 스타일의 그림을 모두 그릴 수는 있지만 자신이 제일 잘 그리는 스타일을 선택하여 화가로 살아간다. 물론 이 때 두 화가의 스타일이 완전히 같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우연의 산물이며 이럴 때는 남과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 지역의 경쟁력있는 산업은 다른 지역의 그 산업과 경쟁하여 이기는 산업이 아니라 우리지역에서 할 수 있는 산업 중에서 우리 지역의 여건을 종합해 볼 때,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산업을 말한다. 정부의 방침은 각 지역마다 그런 산업을 정해 오면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지역에서 어떤 산업을 선정하여 중점육성하든 정부는 상관하지 않고 지역의 인구와 자원 상황에 비추어 필요한 자금만 지원해주면 된다. 그러나 이때 어떤 지역의 해당 산업산정 과정이 다른 지역에 비해 시원치 않고 논리적으로 허점이 많다면 정부는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인들 공연히 헛돈 쓰고 싶을까. 그래서 지역내(內)가 아닌 지역간(間) 경쟁이란 말이 들어갔을 줄로 안다. 산업선정과정 자체의 지역간 경쟁 말이다.

지역의 강점산업 고르는 능력 키우자

그리고 만일 두 지역에서 선정한 산업이 우연히도 정확히 일치한다면, 정부로서는 과잉공급을 막기위해 조절작업에 들어가지 않을 수없다. 이 때 어떤 지역의 산업이 지원 대상으로 결정되겠는가? 그것은 정말로 그 산업이 지역의 강점산업인가의 여부. 그리고 그 지역의 역량이 그 산업으로 세계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는가의 여부가 될 것이다. 우리지역의 강점산업을 정확히 고를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선택된 사업을 세계적으로 키우도록 많이 노력하자.

요즘 인기있는 골프 선수가 되고 싶은가? 그러면 우선 내가 공부, 축구, 야구 중에서 골프를 가장 잘하는 가를 보라. 일류 골프선수가 되고 싶은가? 그러면 가장 우수한 코치로부터 내게 가장 알맞은 기술을 전수받아 남보다 열배의 노력을 기울여라!

/이민원(지방분권국민운동 집행위원장. 광주대 e- 비즈니스학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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