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사와 화이트데이...그리고 화장실 풍경
허지사와 화이트데이...그리고 화장실 풍경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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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만 전남도지사가 화이트데이에 광주지역 여기자들에게 선물한 떡과 초청 간담회를 두고 광주지역 언론계가 설왕설래하고 있다. 게다가 지역 기자들의 온라인 언론비평매체인 뉴스통(www.newstong.com)에서 이 사실을 보도한 후 논란이 일더니 급기야는 도청직원까지 허드렛일하는 여직원들의 직장문화를 문제 제기해 허지사를 더욱 당혹케 하고 있다. 뉴스통은 지난 15일 '허경만 도지사의 원더풀화이트데이와 떡값?'이라는 제목으로 허지사가 전날인 14일 광주전남여기자협회 소속 회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고, 이에앞서 화이트데이 전야인 13일 밤에는 여기자들에게 떡을 보내 각별한 관심을 은유적으로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가자 뉴스통게시판에는 즉각 여기자들의 반박이 쏟아졌다. 한 여기자는 "도지사의 여기자 간담회가 부적절했다면 설득력있게 근거를 밝히고 비판하는 쪽이 낫다"며 "식사모임의 내용과 형식에 대해 정당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도지사가 여기자들과 식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전개된 논쟁은 한 여기자가 실명까지 밝히며 책임지는 토론의 장을 만들려고 애쓴 노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기자', '여기자'식의 성적인 대립구도와 익명뒤에 숨은 저열한 비방전으로 흘렀다. 이같은 혼탁함은 다행히 16일 게시판에 도청여직원이 신선한 문제제기의 글을 올리며 자정됐다. 이 여직원은 '전남 도청 화장실의 진풍경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매일 아침 도청 여자화장실은 컵이며 걸레, 재떨이를 든 여직원들이 줄을 서 있는 반면, 남자화장실은 신문이나 책을 들고 느긋하게 일을 보는 남자직원들로 대조를 이룬다며 직장풍경을 소개했다. "날마다 대접받으며 시원한 밀어내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그들을 변비로 고통받으며 컵씻고 재떨이 닦는 여자공무원들이 어찌 따라갈 수 있으리. 공무원 시험을 똑같이 보고 들어왔으면 무엇하리. 날마다 하루의 시작이 다른 것을!" 여기자들에게는 떡사고 술사준 허지사가 정작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도청내 직장문화와 여직원들의 이같은 심정은 헤아리고나 있는건지…. 이번 논란과 관련 허지사에게 날아가는 여성들의 날선 질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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