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파업 160일째 새국면
CBS파업 160일째 새국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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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사모' 교계부장단 수습사원 대거 가세 권호경사장 퇴진 굳건한 연대 새국면 13일이면 파업 160일째로 접어드는 CBS 사태가 부장단과 수습들의 노조 가입, 목회자들의 사장 퇴진 요구 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이번 파업은 지난 92년 한라일보 노조의 450일 파업에 이은 언론노동운동 사상 두 번째의 장기전으로, 언론계에서는 '공익언론 CBS를 지켜내기 위한 노조의 노력이 도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파업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달 27일 변상욱 편성제작국 제작부장 등 CBS 부장급 간부 4명은 보직을 사퇴하고 노조의 파업대열에 전격 합류했다. 이들은 하루 전날인 26일 노조에 일제히 가입했다. 이어 수습 기자와 수습 PD 5명도 지난달 27일 노조의 파업에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1월 31일 수습 기간이 끝났지만, 회사측이 파업 기간 중이라는 이유로 정직원 발령을 내지 않자 지난달 24일 노조에 가입원서를 냈다. 부장과 수습 직원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CBS의 방송 파행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목회자들도 "권호경 사장 퇴진"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달 22일 기독교 대한 성결 교회 목회자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권호경 사장의 정책 부재와 경영 능력부족, 그리고 언론사 수장답지 않은 처신 등이 노동조건 문제와 결합되면서 사장 퇴진이라는 주장이 나오게 되었다"면서 "(권 사장은) 한국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질타 받도록 그 원인을 제공하는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나길 바란다"고 권했다. 목회자들은 성명서를 발표한 뒤 서명운동에 돌입했으며, 지금까지 이 성명에 서명한 목회자들은 75명에 이르고 있다. 목회자들이 같은 목회자인 권호경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은 한국 목회자 사회에서의 '금기를 깬'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주 많은 기독교계 신문들은 일제히 권호경 사장과 CBS 이사회를 질타하는 기사를 싣고, 파행 방송이 5개월 째인데도 이사회가 안일하게 대처해 CBS의 정체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조는 지난 5일 새벽부터 주조정실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준법 운행'에 돌입하도록 지침을 내린 데 이어, CBS의 재무 상황에 관한 자료 일체를 금융감독원과 채권 은행에 공식 제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노조는 "현 재단 이사회나 사장에게 더 이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어 부득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현재 CBS가 금융 기관으로부터 차입한 빚이 모두 4백 61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2천년도 결산 결과 총부채는 유동부채 7백 54억원과 고정부채 1백 78억원을 합쳐 9백 31억원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 동안 "2월말이면 노조가 와해되고, 파업도 끝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던 사측 관계자들은 부장들과 수습들이 파업에 동참하는 등 노조의 파업대오가 오히려 공고해지는 모습을 보이자 크게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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