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보고 싶다' 장애인 이영주 씨
'창밖을 보고 싶다' 장애인 이영주 씨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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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때 뇌막염 앓은뒤 지능.하체 성장 멈춰 음식물 소화 못해 체할때마다 온몸 경기 2년전 아버지 사망 어머니마저 뇌출혈 달라붙은 골반-갈비뼈 수술이라도 했으면 "사람이 보고싶어서 하루에도 몇번씩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봐요. 여긴 대부분 이사를 가서 이제 볼 것도 없는데. 그래도 세상이 좋나봐요." 4살 때 뇌막염을 앓았던 이영주씨(24)는 다시 눈을 뜨고, 소리를 듣고, 말이 트이기까지 꼬박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4살 때 식물 인간까지 됐었어요. 병원에서 더 이상 가망이 없다길래 산소호흡기로 겨우 생명만 유지하고 있었죠"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 석덕순씨(50)는 "사지가 마비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식이지만 이 세상에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에 항상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고 했다. 현재 이씨의 상태는 유일한 말벗인 어머니와 TV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서 웃을 수 있을 정도. 하지만 하체 성장 마비로 앉는 것조차 받침대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또 골반과 갈비뼈가 붙어 있어 소화 기능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해 소화제에 의존해 살고 있다. 자칫 음식을 잘못 먹어 체하기라도 할땐 온몸에 경기가 일어난다. 게다가 이런 증상이 이씨의 생명을 단축하는 주요인이 되고 있어 어머니 석씨는 이 병만이라도 치료를 받아 딸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하지만 병원에 다닐 집안 형편이 못된다. 그동안 딸 치료를 위해 집 두 채를 팔았고, 2년전엔 기둥격인 아버지마저 세상을 뜨고 말았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 또한 뇌출혈로 쓰러져 지금은 공공근로조차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이라곤 고작 영세민들에게 매달 지원되는 14만1,000원과 운암동 성당에서 나오는 약값 5만원이 전부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가 병원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엄두도 못낼 일이다. 그러던 중 희망이 생겼다. 이씨가 다니는 성당에서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 연락해 수술비로 800만원이 지급된 것. 하지만 2번의 수술을 거쳐야 소화기능이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이씨에게 800만원이라는 액수는 1차 수술비도 못 된다. 이씨는 1년전 성당 봉사자들과 무등산에 올랐다. 혼자선 엄두도 못낼 무등산 등정을 봉사자들의 따뜻한 도움으로 오른 것이다. 이날 일을 이씨는 두고두고 자랑하고 있다. 그것은 이씨가 창문 너머로 보고 싶었던 세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유일한 날이었기 때문에... /이 기사는 사단법인'장애인과 함께 하는 사람들'(062-225-1533. 019-615-8263)과 함께 취재했습니다. 도움 주실분은 '장애인과 함께 하는 사람들' 또는 이씨 가족(062-511-6941)에게 직접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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