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3주만에 극장가에서 퇴출
007 3주만에 극장가에서 퇴출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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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데이' 서울관객 18만, 광고비도 못건져>


한반도 상황에 대한 왜곡된 묘사로 시민단체와 네티즌의 ‘영화 안보기 운동’을 촉발했던 ‘007 어나더데이’(원제 Die Another Day)가 개봉 3주인 지난달 17일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후 설 대목 이전에 전국 모든 개봉관에서 간판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007 어나더데이’는 개봉 전부터 휴전선이 불바다가 되는 냉전적인 설정과 한국의 농촌에 대한 부적절한 묘사, 북한에 대한 편향된 시각까지 겹쳐서 ‘문제작’으로 영화 팬들의 외면을 받았고 한 영화사이트의 여론조사에서도 62%의 네티즌이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다. 여기에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반미감정까지 가세해 미국 직배사가 배급하는 이 영화는 진퇴양난으로 빠져들었다.

작년말 이 영화를 배급한 20세기폭스사는 “007은 단순한 오락영화일 뿐”이라며 이 영화가 역대 007시리즈 중 흥행 면에서 최고의 수익을 낸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흥행 성공을 자신했었다. 영화사는 또 지하철내 광고판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등 정면 돌파를 시도했으나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말 이 영화개봉에 맞춰 ‘영화안보기 운동’과 극장 앞 피켓시위를 벌였던 ‘통일연대’등 시민단체는 지난달 11일부터 전국 1백45개 극장 입구에서 대학생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상영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각 TV방송사의 영화소개 프로그램들도 이런 여론에 영향을 받아 이전까지 홍보성 보도를 중심으로 하던 전례를 깨고 오락영화인 이 영화를 냉정한 잣대로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폭스측은 “영화의 내용에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나 왜곡이 심하지 않다”며 관객의 ‘입소문’을 기대하고 지난달 중순 ‘개봉작 무료상영’라는 이례적인 이벤트를 열기도 했으나 관객들의 시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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