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 설날에 꾸는 꿈, 한가지!
계미년 설날에 꾸는 꿈, 한가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2.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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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만의 외출이었습니다.
2003년 2월 2일, 민주가족 설날 단배식(團拜式)! 참으로 오랫만에 여러 어르신들과 선후배님들,그리고 벗들과 지인들을 만나 세배를 하고, 덕담을 나누며 윷놀이까지 하고나니 한껏 명절분위기가 돋아나 기분마저 매우 유쾌하였습니다.


민주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난 사람들!
저로서는 십년가까운 칩거생활 속에서 처음나가는 자리라 설레임과 새로움이 있었지만 모두들 '오래된 만남'에 익숙해 있어서인지 즐거움과 따뜻함이 YMCA에 넘쳐 흘러 보기가 참 좋더군요.


한 때 '생활과 생명'을 함께 하고자 했던 사람들!
그래서 눈웃음 뒤에 비치는 표정이 따뜻한 사람들!
딴은 여기 저기서 '이말 저말'을 들으며 기쁨과 슬픔,분노와 희망을 간직하고 있는 시민사회운동가들!
노동자,농민,전업주부,소상공인,자영업자,직장인,국회의원,교사,교수,변호사,전문가 등등. 그들의 눈빛이 만남을 자축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뭘까?
갑자기 이 생각을 하면서 다소 처연해지기도 했습니다만 오가는 대화를 엿들으며 이들이 나라와 겨레,그리고 지역의 발전을 위한 나름대로의 애정끈을 참으로 질기게 갖고있는 사람들이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범하다 못해 다소 무능하기까지 했던 저로서는 그들과의 만남이 다소 생경했지만 이내 옛날 그 감정과 기분에 젖어들어 어울린 것을 보면 오랜 칩거를 뚫을만큼 적잖히 자위했나 봅니다.


이른바 '운동권'에 대한 규모있는 대중의 지지와 성원이 줄어들고 그 좌표가 상실되면서 집중력을 잃고,산개하기도 하고 옳음과 그름 속에서 명멸해가는 사람들!


그 가운데서도 지조와 원칙을 가지고 꾸준히 자기영역에서 사회 변화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그 주위의 움직임에 저로서는 경의를 표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고도 그들은 예저서 때로는 순진하다 욕을 먹고 때로는 순수하지 못하다며 들러리로 비난받기까지 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순수한 열정과 애정을 지닌 많은 사람들을 모독하고 모욕하는 결과를 가져다 주긴 했지만 아무튼 만남이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오랜 안부를 묻고 지나온 삶을 확인하고 미래를 더듬어 이를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또 너무 자위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이들이 있어 오늘의 변화까지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직 멀기는 하지만 비로소 우리사회가 건강한 상식과 원칙이 관통하는 시대로 접어드는 단계와 단초를 맞이했으며 사회의 주류가 일부 소수의 특권층에서 일상을 조직하는 다수의 보통사람들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면 또 너무 낙관하는 것일까요?

©이광재 기자

좋은 꿈을 꾸고 이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지난한 노력이 없다면 또다시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기에는 대중들의 마인드가 이미 진일보했다는게 제가 신뢰하는 역동성입니다. 그리고 이 길을 개척하는데 이들의 희노애락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과 생활이 잘되건 안되건 간에, 자기의 전문성이 잘 녹건 안녹건 간에, 가정이 평온하든 안하든 간에 그들의 눈빛과 열정에는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꿈꾼다는 것입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좋은 술자리!
모두들 모처럼만에 갖는 시간이었지만 문득 한 인터넷신문 자유게시판에 '호남의 지식인 시민운동가는 반성하라'는 글이 떠올랐고, 어쩌면 우리가 이 화두를 진지하게 되새겨볼 필요성을 느꼈습니다.만남이 만남의 즐거움만으로 끝나기에는 이미 이들은 그 동안 각계각층 대중들의 사랑과 성원을 받아온 사람들이기에 그 책임과 의무를 스스로의 멍에로 짊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반성하라는 핵심은 아마도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호남의 지식인 시민운동가들이 지역발전의 프로젝트나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며 '이를 위한 지역적 의사결집구조나 마인드를 조직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저는 그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지방자치단체가 내거는 경제발전 중심전략(광주-첨단산업과 문화도시/전남-투자유치,농어업경쟁력강화,동북아 물류 및 관광거점화를 통한 잘사는 전남)은 물론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자치단체장을 비롯한 행정마인드가 이를 이루기위한 충분한 준비가 돼있는지는 여전히 의심스럽습니다.


그 간의 언론보도를 통한 행태를 보면 중앙예산만 따오면 당상이다는 생각밖에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홍보가 부족해서 제가 모른 것이었다면 다행스런 일이지만 '지역발전을 위한 에너지를 모으고 이를 통한 지역민의 지혜와 힘의 결집을 통해 지역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원칙성은 아직 뚜렷하게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는데 그 우려성이 있다 하겠습니다.


지방분권의 강화와 지역의 균형발전! 이 화두가 국민참여정부로써 노무현정부의 중심흐름이라면 이제라도 자치단체와 시민사회영역이 함께하는 '거버넌스(governance)적 시스템'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입니다.자치단체가 준비가 덜 됐다면 시민사회가 앞서서 이를 제시하고 프로젝트화하는 것이 선결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위한 효과적인 시민사회의 응집력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보장하는 결집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일 것입니다.단순한 협의체가 아니라 각계각층의 발전에너지와 정치력을 담보하는 '시(도)민운동본부'가 탄생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누군가 말했듯이 광산업만 외칠 것이 아니라 도청주변을 포함해 전일빌딩,경우회 건물단지,노동청 건물일대를 시민광장으로 개발하고 민주인권도시에 걸맞게 민주화운동기념관의 광주건립(예;전일빌딩 자리) 유치를 통해 문화수도의 면모를 갖추는 것도 매우 중요한 지역발전의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는 견해에 많은 공감을 던집니다.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산업화 전략,그것을 통한 지역민의 풍요로운 삶!
그것을 뒷바침하는 지방분권의 획기적인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의 전진!
어쩌면 그것은 스쳐가는 생각 속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상의 불편에서 찾아질지도 모릅니다. 해보지 않는다면 계속된 관성에 우리는 또다시 5년이 흐를 것입니다.


계미년 설맞이!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꿈,당신은 꾸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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