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오늘]노사간의 상생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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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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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산학협동연구원장]

"이제는 근로자가 의사결정에 참여하느냐 않느냐 보다는 어떻게 참여하느냐가 문제이다."라는 말은 지난 1974년 국제노동기구(ILO)의 오슬로(Oslo) 심포지엄에서 나왔던 이야기로 흔히 근로자의 경영참여를 논할 때 곧잘 인용된다.

정보공유 이뤄져야

지난날 우리나라의 경우 빠른 경제 발전과정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온 사용자의 일방적인 탑다운(top down) 경영방식은 지난 1987년 6.29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후 현장 근로자의 목소리는 차츰 커지기 시작했고, 이를 경청하고 수용해 줄 정도로 경영자의 의식구조도 상당부분 변화한 것이 사실이었다. 
 
또한 그 후 단체교섭과정에서 마찰을 빚어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지만 경영참가의 폭이나 수준, 그리고 방법을 의논하는 과정에서 표출된 발전적 현상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노사간의 불신으로 파업, 직장폐쇄까지 가는 경우들이 늘어나면서 파생되는 비용이 문제는 되었지만 성급한 해결을 강요하는 제3자의 개입은 안정된 노사관계를 정립하여 가는데 바람직하지 못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노사 양 당사자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 신장이 요구되며 때에 따라서는 그 고통을 감수하는 인내도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올 한해 노사관계를 전망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지난해보다 더 불안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경영자들 쪽에서 더욱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하는데 이는 새로운 정부의 개혁성향에 따른 걱정이 앞서는데서 나온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노사간의 적극적인 참여하에서 상생의 원리를 터득하여 슬기를 모아간다면 올 한해동안 서로간에 신뢰를 증진하는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다.

우선 사용자 쪽에서는 경영참여의 기본단계인 노사간의 정보 공유가 명실상부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열린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21세기 앞서가는 기업의 키워드는 인간존중경영, 투명경영, 사회중시 경영으로 요약되는바, 먼저 조직 구성원간에 신뢰가 바탕이 되기 위해서는 경영자의 섬기는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통한 인간 존중의 경영철학이 요구된다.

그리고 나아가서 유리알 경영으로 곧잘 불리 우는 것처럼 노사간에 속임이 없는 정직한 기업정보를 공유하게 될 때, 비로소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해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인간존중 경영철학 필요

한편 노동 조합의 쪽에서는 어떻게 현명하게 노력해 가야 할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표방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노조의 강한 드라이브라든지 노동자들의 큰 목소리가 장해요인으로 곧잘 지적되는데, 이를 사용자의 일방적인 인식이라고만 단정짓지 말자. 왜 21세기에는 "노사관계"가 "고용관계"라는 용어로 대체되어가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제 유능한 근로자, 전문성을 갖는 노동자들은 그동안 집단교섭의 이점 때문에 힘을 빌렸던 노동조합보다는 개별교섭을 통한 '고용관계'를 더욱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지나쳐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부단히 학습하면서 자신들의 능력을 함양해 가야한다. 그래서 무작정 요구만 해대는 모습보다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대안 제시로 협상 기술을 견지하는 바람직한 자세가 갖춰져 가야 할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노사당사간의 진지한 노력이야말로 올 한해를 지혜롭게 꾸려가는 상생(win-win)전략이 아닐까?

/박성수(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산학협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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