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오늘]시민의 소리와 언론의 새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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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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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호[광주대 언론홍보학부교수]
화평 형.

시민의 소리 만드시느라 많이 바쁘시지요. 무등산을 보고 싶습니다. 하얀 눈을 소복하게 머리에 이고 등성이를 드러내고 있는 무등산을요.

이번 겨울은 유달리 많은 눈으로 교통대란도 일어나고 눈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죠. 하지만 눈은 철들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풍요롭게 만들지요. 눈쌓인 강가든 눈보라치는 바닷가든 그저 허허롭게 떠날 수 있는 여유를 가진 사람들만의 행복은 아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값진 것이지요.

저는 잔잔한 서귀포 바닷가에 자리한 숙소에서 눈 덮인 한라산을 바라다보며 이 글을 씁니다. 어제 본 무등산 머리에도 저처럼 차분한 눈이 쌓여 있었죠. 이 곳에선 한국인권재단이 주최한 2001 인권학술회의가 열렸습니다.

주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인권. 남북통일이 준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범지구적 문제인 평화와 인권의 문제가 한반도에서 어떻게 조명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4일간 토론이 있었습니다. 인권의 문제는 참으로 복잡다기합니다.

인권과 평화의 문제는 건강을 염려하고 희망을 속삭이며 행복을 꿈꾸는 공동체에 대한 구상인 듯 합니다. 그것은 가족의 행복이나 인류의 아름다운 어울림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인권과 평화가 확보된 사회, 그것은 미래에 실현할 희망의 메시지요 약속인 셈이죠. 화평 형이 만든 '시민의 소리'는 시민저널리즘을 지향하지요. 시민저널리즘은 신명나고 살맛나는 지역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지요.

소수 기득권층이 지배하는 지역사회 질서를 그대로 방치하지 말자는 생각이지요. 기득권층의 목소리만 대변하고 평범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기존 신문에 대하여 시민의 이름으로 도전장을 내자는 거지요. 시민들이 언론매체라는 발언수단을 가지면 시민의 힘은 강해집니다.

형은 이제 시민의 건강한 입이 되고, 시민의 충직한 머슴이 되기로 굳게 결심한 거지요. 지역사회의 주인은 지역주민이라는 말은 사실 너무 공허한 수사에 불과하지요. 하지만 형이 인생을 걸고 시민의 소리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시민저널리즘은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공동체 건설의 중심으로 나서도록 자극하고 지원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지요.

우리 사회는 아직 자기 말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지요. 시민들이 말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말하는 연습을 거듭해야지요. 시민이 쉽게 참여하고 쉽게 접근하는 신문이 좋은 신문입니다.

시민이 스스로 주인임을 자각하고 자신감을 갖도록 힘을 줘야 합니다. 시민들의 이야기는 '시민의 소리'의 지면을 생동감있게 채울 것입니다. 시민의 소리는 지역의 현안들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혀야지요. 기존 신문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지역사회를 제멋대로 주무르는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야죠.

만약 지역의 현안들을 외면한다면 흔하디 흔한 기존 신문들과 아무런 차별성을 보일 수 없는거죠. 그런 독자적 존재의 의미를 갖지 못한 시민의 소리라면 곧바로 공해물질로 규정되고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입니다. "아하 이런 신문도 있구나"하는 소리를 들어야하지 않겠어요.

시민의 눈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응시하세요. 시민과 눈높이를 같이 하고 시민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세요. 시민과 더불어 호흡하는 것은 형의 의무입니다. 형의 인생을 건 시민의 소리가 반드시 성공하길 바랍니다. 목표지점을 명확히 지정할 수는 없지만 걸어간 걸음만큼 형의 삶은 성공한 것이지요.

시민이 중심에 선 언론, 시민이 주도하는 언론이 광주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하여 백두와 금강과 태백과 지리, 그리고 한라를 묶는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의 날을 기대합니다. 그 때쯤엔 꼭 눈쌓인 무등산을 미끄러지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서 형의 이름처럼 평화롭고 허허롭게 걷고 싶습니다.

/류한호[광주대 언론홍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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