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내복을 입자!
[세상보기]내복을 입자!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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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인 광주YMCA 광산지회 간사

늘 그렇지만 올해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무척 춥고 그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보도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서둘러 찾아온 추위로 거리에서나 사무실에서도 사람들은 춥다고 난리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춥지 않다. 특별히 내가 추위에 강한 체질이어서가 아니다. 바로 내복을 입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인류는 급속한 산업발전과 과학문명의 발달로 역사상 유례 없는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리 삶의 기반인 지구는 각종 공해와 오염으로 심각하게 파괴되어 가고 있다.

지구온난화현상, 오존층 파괴, 산성비, 열대 우림 파괴, 핵사용으로 인한 방사능 공포 등.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이런 문제들이 겉보기에는 모두 따로 떨어져 있는 문제인 듯하지만 사실 이러한 위기의 중심에는 에너지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환경피해들은 대량생산-대량소비를 전제로 한 현대의 에너지사용방식으로부터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에너지 문제는 이미 남녀노소나 지역과 도시 혹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상관없이 모두가 해결해야 할 절제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각설하고, 에너지절약을 위해 보통 우리나라에서 권장하는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는 18∼20℃이다. 각각 작업의 종류에 따라 방의 온도도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거실이나 식당은 16∼20℃, 공부하는 방은 이보다 조금 낮은 15∼17℃, 침실은 더 쾌적하게 12∼14℃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너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다른 나라들에 비한다면 오히려 높은 편이다.

예를 들어 가까운 일본은 우리와 같은 20℃이하, 영국이나 프랑스는 19℃이하, 미국은 18.3℃ 아래로 실내온도를 유지하기를 권하고 있다. 에너지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실내온도 1℃가 바로 '돈'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의 계산에 따르면 실내온도를 1℃ 낮추면 연간 1,539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절약이 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내복 한 벌을 입으면 실내온도를 6∼7℃ 정도 낮추어도 같은 체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위의 계산방식을 적용한다면 내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는 연간 1조원의 에너지절약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겨울철의 시민행동지침으로 '내복을 입자'라는 슬로건이 결코 우습지 않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속담에 "물을 아끼면 용왕이 돌보고, 나무를 아끼면 산신이 돌본다”는 말이 있다. 자연에서 나오는 모든 에너지를 아끼고 보살피는 것이 우리 사람의 몫이라는 조상의 교훈을 잃지 말자. 조만간 성탄절이다. 이번 선물로 내복을 골라보시면 어떨지...

/정종인 광주YMCA 광산지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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