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오늘]새 지방분권은 주민의 힘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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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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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원[광주대 e-비즈니스학부 교수. 지방분권국민운동 공동집행위원]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들에게도 노동기본권을 인정해달라는 공무원들의 요구가 제기되어 왔다. 그 결과 노동기본권 인정에 대해 책임있는 당국자들이 국민에게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도 이런 저런 형태로 약속을 해 온 터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기저기의 법률에 그것을 보장하고 있고 노사정 위원회에서도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이게 순탄치 않게 된 모양이다. 정부는 국민의 정서를 들어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공무원들은 공무원노조 결성을 강행하여 정부와 공무원노조원들의 충돌이 심각해진 것이다. 충돌이야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충돌의 내용이 참으로 심각하여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시계가 족히 10년은 뒤로 돌아간 듯하다.

지방자치시계 오히려 후퇴

공무원들은 법적 투쟁의 일환으로 집단연가를 신청하였고 정부는 공무원들의 집단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해당 자치단체에 대해 기관 경고와 함께 해당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하였다. 자치단체의 고유권한을 침해한 것이다.

정부의 행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정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교부세를 삭감하여 재정적으로 불이익을 주겠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서라도 지방공무원들에 대한 징계권을 행사하겠다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권력은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권력은 국민과 멀리 떨어질수록 스스로를 위하지 국민을 위하지 않는다. 그래서 권력이 국민을 위해 존재하려면 정부가 국민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 국민과 가까이 있는 정부란 바로 지방자치단체다. 국민의 곁에 정부를 두고 정부의 권력이 국민을 위해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 지방자치제도의 본질이다. 그래서 선진 민주주의 국가 치고 완벽한 지방자치제가 정착되어있지 않는 나라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물론 지방자치제를 실시하는 나라다. 그러나 지방 주민은 세금의 80%를 중앙정부에 내고, 중앙정부는 이 돈으로 지방자치단체를 꼼짝 못하게 요리하는 무기로 사용하는 나라다. 지방의 재정력이 열악하니 중앙에서 돈을 내려 보내주겠다면서 국가가 해야 할 사무를 시키고 그 일에 들어가는 돈의 절반쯤을 지방 더러 내라고 하는 나라다.

지방의 토지를 사용하고 지방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기업이 돈을 벌어들여도, 지방에서 받는 세금은 재산세이어서 늘어나지도 않고 중앙정부에 내는 세금만 늘어나는 나라다. 지방의회가 청소년 흡연을 염려하여 담배자판기 설치를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하여도 국가법 때문에 그 위반에 대하여 처벌할 수 없는 나라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선거로 단체장 뽑고 지방의원 뽑는 수준에 불과한 반쪽 지방자치다. 반쪽짜리 지방자치는 지방분권으로만 완성된다. 지방분권은 나라의 권력을 국민에게 가져다주는 민주주의의 완성이요 지방자치의 완성이다.

결연한 주인의식 가져야

그럼에도 지방분권은 이번 지방공무원 처벌 강요 사태처럼 끊임없이 중앙정부에 의해 거부된다. 지방주민들이 지방공무원들의 처벌을 원하였을까?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에 대한 지방공무원 처벌 강요권을 주민들이 주었을까? 분명한 사실은 지방자치의 주인인 주민은 결코 그런 권리를 허용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지방분권을 위한 힘찬 발걸음 내딛기이다. 지방분권은 국가 제도에 심기 위한 각종 법률의 정비 없이는 불가능하다. 물론 각 정당들과 중앙정부간의 의견조율도 필요하고 자치단체, 지방의원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방의 주민들이 주인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결연한 의지 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이민원(광주대 e-비즈니스학부 교수. 지방분권국민운동 공동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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