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특집] 기후변화 인한 폭염...귀중한 생명 잃어가①
[폭염 특집] 기후변화 인한 폭염...귀중한 생명 잃어가①
  • 이종철 기자
  • 승인 2024.08.0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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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특보 기간 사망자 속출...지자체 현황 파악도 못해

재난관리시스템 현장 중심으로 시급히 재정비 해야
순천의료원 전경[사진= 이종철 기자]
순천의료원 전경[사진= 이종철 기자]

전남도는 지난달 22일 각 시·군에 폭염특보를 발효했으며 18일째 계속되고 있다.

폭염특보 기간 중에 사망한 도민들을 폭염이 아닌 '원인미상'으로 분류하면서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어 도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에 대해 재정립해야 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가을의 문턱에 접어드는 절기인 입추가 지난 7일 지났음에도 오후 1시 온도는 37도를 넘는 이상기후에 대해 기상청은 폭염이 다음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폭염대비 상황실을 설치하고 관계부서와 TF팀을 꾸려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낮 폭염을 피해 밭으로 나가지 말라고 당부하는 마을방송을 비롯해 무더위 쉼터 운영, 취약계층 물품지원 등 다각도로 폭염 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폭염으로 인해 들녘 및 도심 한가운데서 쓰러져 가는 시민들이 속속 나오고 있으나 관계당국에서는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지난 주말 광양시 금호동은 폭염으로 인해 느끼는 체감온도가 38도까지 올라 기상이변을 실감케 했다.

무더운 날씨에 광양제철소내 용광로 앞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건강과 근무 환경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근로자는 사업주가 알아서 해야할 일"이라고 자르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심없다는 표현을 했다.

광양시는 "온열환자가 총 52명이 발생했으나 사망자는 없다"라며 "환자수는 지난해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라고 밝혔다.

순천시는 지난 6일 기준 "온열환자가 18명이 발생했으나 사망자는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장 상황은 달랐다. 폭염에 의한 사망으로 진단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사망자가 없다는 것이다.

순천시 별량면에서는 12시 20분경 밭에서 일하는 노인이 쓰러져 사망했다.

장천동에서도 대낮 도로변에서 갑자기 쓰러진 행인이 사망했다.

구례군에서는 지난 주말 80세의 노인이 밭에서 쓰러져 사망했다고 밝혔다.

구례군 관계자는 "구례군 지형이 분지형태로 폭염으로 인한 체감온도가 예년보다 더 높다"며 "아직까지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 외에도 여기저기서 폭염으로 사망한 시민들이 쓰러져 가는데 전남도와 각자치단체에서 정확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 기자가 지난 4일간 현장을 누비며 폭염특보 기간 중 온열질환으로 추정된 사망자 수는 순천 5명, 광양 4명, 구례 3명으로 파악됐다.

전남도와 지자체가 설명하는 것과는 큰 차이다.

이러한 차이의 원인은 사망자가 후송된 병원 담당의사가 진단서상에 사망원인을 ‘원인불명’으로 기재하고 있어 관련기관에서는 ‘폭염 사망자 없음’으로 관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족들은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재해보상은 물론 개인적으로 가입한 보험회사에서 제대로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폭염은 재난안전기본법에서 재난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폭염 특보 기간 중에 사고가 발생하면 유관기관에서 현장으로 동시에 출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순천의료원 관계자는 "폭염으로 많은 시민이 죽어가는 줄 몰랐다" 라며 "119구급차가 병원으로 환자를 후송해 오면 담당의사의 진단으로  사망원인을 진단서상에 기록한다" 고 말했다.

광양경찰서 관계자는 "사망원인을 정확히 밝혀 유족들이 조금이라도 보상을 받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김 모씨는 "폭염속에 밭에 나간 노인분들이 사망하면 재난으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한다" 라며 "소방서 응급구조가 출동해 노인을 병원으로 후송, 사망사유를 ‘원인불명‘으로 한다는 것이 말이되냐"며 강하게 비난했다.

전남도를 비롯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기관장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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