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오늘]지역대학을 살리는 길
[투데이오늘]지역대학을 살리는 길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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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경영학 박사]

필자는 지방대학보다 지역대학이라는 용어를 더 즐겨 쓴다.

왜냐하면 서울소재대학과 지방소재대학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지방대학이라고 하면 곧잘 낙후되고 경쟁력이 뒤떨어진 하류대학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검찰청, 서울지방국세청은 남아 있는데 왜 서울지방대학은 없는가 하고 반문해 보고 싶다.

지난50, 60년대 충남 소 도읍에는 우리나라 중등교사 양성의 메카로서 공주사범대학이 있었다. 지리적으로 원거리인 지역인데도 공주는 교육도시로서 손색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쉽게도 지금은 시골에서 명문대학을 찾을 수가 없다. 왜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미국의 코넬대학처럼 명문대학이 우리는 지방에 없어야 하는가? 서울소재대학으로만 찾아가는 지역인재들이 해가 갈수록 늘어가는 현실을 지켜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

왜 한국의 지방엔 명문대학이 없는가

특히 우리 지방의 경우 우수인재 유출이 부산, 대구 등 여타지역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서울명문대 합격숫자가 우리 지역이 앞선다며 성공적인 교육을 자랑하는 교육관계자들을 보며 참으로 착잡한 심경을 갖게 된다.

부산이나 대구지역주민들의 경우, 부산대학과 경북대학을 한국에서 가장 우수한 대학은 아닐지라도 가장 좋은 대학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역대학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우리 지역은 어떤가 하고 자문하고 싶다.
흔히 인재격차는 지역격차를 낳는다고 한다.

우리 지역이 다른 지역 보다 얼마나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느냐 여하에 따라 지역의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볼 때, 우수인재 확보야말로 절대 절명의 과제라고 하겠다. 더욱이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지원자가 사상 최저인 67만 5천명에 그쳐 대학모집정원이 지원자를 웃도는 초유의 정원역전현상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지역대학들은 생존전략수립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해 전남의 경우 4년제 대학 미충원율이 20.1%로 서울의 약 17배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전국지역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광주 또한 6대 광역시에서 가장 낮은 10.0%의 미충원율을 보이고 있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내년도에는 우리 지역대학들이 신입생 충원에 더욱 큰 어려움을 느낄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의 경쟁력 우수 인력확보에 달렸다

그렇다면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우수한 지역인재를 육성하는 지역대학을 살리는 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우선 먼저 대학 자체적으로 자구책을 찾는 길이 급선무라고 할 것이다. 이제는 구성원들이 정말로 대학이기주의를 과감히 탈피하고 차별화, 특성화차원에서 생존전략을 펴나가야 하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해법도 강구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교육부가 대학설립허가를 남발하고 각 대학들이 앞다투어 무분별한 학생증원을 해 온 탓으로 현재는 전국에 44개 국립대학을 포함한 193개 4년제 대학과 159개 전문대학이 난립되어 있다.

따라서 기업과는 다르게 구조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바, 보다 적극적인 대학 - 학과간 빅딜 논의가 시급하며 대구/경북 지역대학들처럼 보다 활발한 대책모색이 절실히 요구된다.

아울러 우리 지역에서 양성된 인재가 우리 지역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산학간의 긴밀한 협동이 필요하며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역대학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또한 요망된다.

21세기 사람이 경쟁력이라는 화두는 바로 우리 지역경쟁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기회에 제발 지역대학 발전이 지역발전의 견인차라는 확신이 우리 지역주민들 에게도 뿌리내렸으면 한다.

/박성수(전남대 경영학부 교수.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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