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는 씹는 게 장땡이다. 김용택도 씹고 나면 누가 남을지 걱정이다. 필자의 글중 한대목이다. "...항상 섬진강의 유유자적과 정겨움만을 노래할 뿐이다.
세상이 썩어문드러져도 섬진강은 언제나 아름다울 뿐이다...." 섬진강이 시류를 뺀 자연의 노래라고 단정해버리는 서정시의 맥락을 도외시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
나 역시 조선일보 반대에 동의하지만, 조선일보를 반대하는 목적은 객관성 높은 언론을 추구함이고, 진보진영의 폭을 넓히고자 함이지 이런 식의 편협한 주장을 하자는 게 아니다. 섬진강편을 이렇게밖에 해석하지 못하거나, 모든 것을 조선일보반대운동으로 환원시켜버리는 이런 식의 논리적 비약은 참기 힘들다.
김용택의 [마당은 삐뚤어졌어도...] 시집이 발간된 것은 84년인가였다. 그 무렵 많은 진보진영의 시편들은 조선일보를 통해 기사화됐고, 지금도 진보진영의 많은 작가들이 매체로서의 조선일보에 대해 유보적인 판단을 가지고 있다. 그 유보적인 판단의 자율성과 조선일보의 사실왜곡은 차원을 달리 하며, 제각기 다른 가치판단을 전제로 해야 한다. 그런데, 김병인님의 이 글을 읽으면 마치 김용택과 조선일보가 무슨 대단한 협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유추판단하게 한다.
누군나 말을 할 권리가 있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말과 주장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말과 주장의 정합성과, 텍스트에 대한 객관성 높은 접근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전문분야의 연구자가 이런 식의 논리적 비약을 해도 되는 것이며, 특정인의 명예를 이렇게 훼손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주진 않았다. 김병인님의 학자적 양심에 호소한다.
님의 글에 추호도 반성할 점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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