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시민운동에 대한 과도한 변명도 병이다
<반론>시민운동에 대한 과도한 변명도 병이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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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시민운동이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최근 시민운동과 관련한 여러 문제제기들이 과장되거나 부차적문제에 매몰되어 잇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말하고자하는 요지는 시민운동에 관한 논쟁이 현재의 시민운동이 견지하고 있는 지향점이 건강하고 올바른가 그리고 운동방법에서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쟁이어야하는데 부차적인 문제를 내세워 시민운동을 사단 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지 않을 수 있나? 라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의 시민운동이 지향점도 문제이고 운동방법도 문제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는것이지요.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주의 시민운동단체들은 두가지 일을 했습니다. 공정선거감시운동과 광주정신지키기입니다. 시민운동의 정치참여에 반대하며 순수시민운동을 하기위해 공정선거감시와 후보검증운동을 하였고, 민주당에 대한 시민의 분노와 이탈이 급격하게 전개되자 마지못해 광주정신지키기라는 목표도 없고 전략도 없는 애매하고 추상적인 운동을 하는척 하였습니다.

시민운동의 정치적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정말 유치한 자기기만입니다. 한국시민운동 10년사에서 지난 2002년 총선시민연대의 정치정화운동이 가장 대중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정치가 부패하고 희망이 없을 때 시민운동이 적극적으로 견제하고 개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나자마자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총선연대의 운동방식이 후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많은 대중들이 조금 더 포지티브한 역할로 발전하기를 기대하는데 시민운동은 소위 순수시민운동으로 회귀하고자 한 것입니다.

시민운동 지향점.방식 등 본질에 문제
치열한 자기변신과 진정성회복 요구돼


순수시민운동은 참 소중합니다. 그러나 시민운동의 성격과 역할을 도식적으로만 보아서는 안됩니다. 한국의 시민운동도 사회변화에 따라 다양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정치적 과제가 본질적이고 중요합니다. 정치적이고 진보적인 사람들이 많이 모인 시민단체는 정치적 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해야 합니다. 비정치적이고 구체적 일상적사안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구성하는 시민단체는 그러한 순수한 시민운동을 하면 됩니다.

또 보다 정치적인 시기에는 정치적 활동을 열심히하고 그렇지 않은 시기에는 경제적이고 일상적과제를 실현하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지방선거국면은 대중의 정치혐오와 냉소가 극에 달했던 시기입니다.

특히 우리지역에서는 민주당의 아성이 무너지고 대중의 이탈이 가속화한 시기입니다. 이시기에 대중은 참신하고 깨끗하고 정치적비젼이 있는 후보를 목말라했고 그런 정치집단이 출현하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을 대체할만한 대중의 기대를 충족할만한 정치집단도 후보도 준비되지 못하였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시민운동은 대중의 욕구를 전혀 대변하지 못하였습니다. 자치연대등은 준비가 없는 어설픈 햇병아리이었습니다.
시민운동의 운동방식도 어제오늘 이야기된바가 아니지만 아직도 전혀 극복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재생산되고 있습니다. 고발장을 접수하는 장면을 찍기 위해서 기자를 부르고 바쁜 변호사를 오라하여 장면을 연출하였다고 합니다. 간부들 10여명이 보여 서명운동하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유인물 몇장 나눠주고 언론사에서 왔다가면 서둘러 끝내버리기도 합니다.

전시효과적 운동, 전문가중심의 운동, 회원은 가끔씩 회비라도 내면 최고인 운동입니다. 시민이 참여하지 않고 있고 참여할 내용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떠들기만 할뿐 해결된것은 없는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시민운동의 미해결과제가 너무 많습니다. 용두사미격으로 시작만 거창했지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시민운동의 지향점의 문제나 방식상의 문제보다도 더욱 심각한 것은 시민운동가들의 의식구조나 존재양식에 대한 것입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제대로 싹수있는 시민운동가 하나 발견하기 힘든 현실입니다. 시민운동내부의 지도력 공백상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민운동 핵심부가 순수성과 헌신성을 잃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참여했다고 순수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정치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치에서 시민운동으로 왔다갔다 반복하는 사람들 때문에 순수성을 의심받는 것입니다.

최근에 임동욱교수의 문제제기나 시민단체해체의견등은 시민운동의 거듭남을 위하여 경청해야 될 내용입니다. 조직적 문제제기니 절차의 문제니 하는 말들은 아직도 시민운동이 자기성찰에 겸허하지 못한 오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시민운동가들의 치열한 변신과 진정성회복을 정말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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