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시민운동에 대한 과도한 착각은 병이다
<주장>시민운동에 대한 과도한 착각은 병이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2.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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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역 시민운동진영을 둘러싼 논란, 이른바 시민운동 위기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시민단체가 특정정당 및 언론과 밀월관계에 있다'(본지 7월22일자)는 시민단체대표이자 현직 교수의 비판으로 촉발된 논쟁은, '육당과 춘원 그리고 현재의 운동권의 정치참여행태'를 비판적으로 비교한 한 시민단체간부의 글(본지7월29일자) 등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이와관련, 지난 8일과 9일 시민의 소리에 오른 두글을 싣습니다. 인터넷에 오른 글임을 감안 일부 거친 표현도 그대로 담습니다.-편집자 주>




옛말에 '뭣도 모르면서 탱자탱자 한다'는 말이 있다. 시민운동이 뭔가 잘은 모르지만 요즘 뭔 놈의 말이 그렇게도 많은지.
임동욱 교수가 그리 대단한 글이라도 썼던 것처럼 벌떼처럼 비호하며 시민운동을 매번 두둘겨 패는 패밀리가 있는 모양인데 일자 무식인 나도 시민운동에 대한 애정 하나로 비호할 마음이 생겼다. 상관있는 사람은 상관하고 그냥 지켜 봐주기 바란다.

도대체 시민운동이 뭐냐?
지난 총선 때 떨쳐야 하는 놈덜 시원하게 떨친 것이 시민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한 하늘아래 함께 숨쉬기 곤란한 작자들 구성원 속에서 솎아내는 일이 시민운동의 본분이라 생각한다. 사익을 위해 패거리 지어 해 처먹기를 밥먹듯이 하는 놈들 고발하는 것이 그들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사회 악기능을 배태' 시키는 역할만으로 충분하다.
이럴 때 다소 거칠기도 하고 때론 능력에 부치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잘못된 방법을 선택 할 수도 있단 말이야. 무식하다고 말하지 말거라.

시민운동이 금과 옥처럼 무슨 고상한 광채를 발해야 하고 정교하게 잘 짜여진 질서여야 한다는 생각은 더 이상 성장이 멈춰버린 당신 같은 경직된 사고 체계에서나 가능할 얘기다. 작금의 시민운동은 우리사회 현실의 반영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서구의 시민운동과 우리나라의 시민운동이 다르다고 하는데 바로 그런 뜻이다.
뭐 시민운동이 하늘에서 떨어진 신령스러운 별똥이라도 된다더냐? 시민운동 조직이 무슨 완결된 결정체이라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국가가 관리 관장하는 것이 아니지 않니?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 좋은 뜻으로 참여하여 활동을 벌이면서 운동형식과 질서를 찾게 되고, 로부터 도출된 몇 가지 전형을 바탕으로 그 사회가 요구하는 '감시자'로서 의 역할을 하게 되는 거야.
그래서 항상 정형화 된 틀은 없는 거지.

그러니 시민운동 그들이라고 어디 특별히 용쓰는 재주가 있어서 항상 정치권보다 탁월한 식견과 정치력을 가질 수만은 없다. 그리고 시민운동은 종교집단 보다 더욱 더 도덕적이고 항상 순수해야만 한다고 하는 주장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유리벽에 갖친 채 아무 힘도 발휘할 수 없는 순수라, 무슨 잠꼬댄가.
이를 운동적 순수성으로 한정해야 하지만, 사람까지 도덕적 무결점 일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을 전제로 한 조건부 인정론 이지. 과거 전두한 정권 때 학생운동에 들이댔던 수법이지.
그렇다고 학생운동이 쇠퇴 한 건 단순히 '외부 비판을 거부'했기 때문이 아니야. 도덕적 순수성의 결핍에 의해 와해 된 것이 아니라 명백히 '잘못된 운동 노선'의 설정 때문이었다. 운동의 잘못된 지향성 때문에 일거에 무너진 거다.

시민운동도 잘못된 지향성 때문에 그 같은 전철을 얼마든지 밟을 수가 있다. 이런 우려점에 대해 얘기하자니까. 그런데 이건 아니야. 제발, 가능하지도 않는 온갖 잣대를 다 들이대며 몸살들 하지 말기를 바란다.
논점을 정확히 하라. 시민운동의 위기와 폐해가 뭔가를 명확히 하라. 시민운동 하는 놈 중에 어느 누가 비리에 젖었는지, 검은 손과 누가 거래했는지 말하란 말이야. 확실히 도려내라니까. 괜스레 '시민운동 전체가 문제이다'라고 초가 삼간 다 태우지 말고.

눈을 씻고 봐도 도덕성이니 순수니 하는 문제는 우려할 만한 것이 못된다. 극히 비본질적인 문제로 '조직을 해체하라' '젊은 활동가들 너무 수구적이다'고 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2030 젊은 활동가들이 어째서 수구적인가. 그들은 조직의 한 가운데서 일하는 사람들이야. 개개의 주장들을 조직의 안건으로 모으고, 조직적 결과를 실행하는데 충실한 사람들이야. '시민단체 내부의 다른 견해나 문제점을 조직적으로 제기하고 풀어야 한다'는 견해가 어찌하여 수구적이란 말이야.
연대의 방법이 잘못 될 때 당연히 조직내에서 비판하고 개선시켜 나가야 하지. 동네 계꾼 들에게 물어봐라. 삐뚤어진 이야기인지. 조직의 문제를 조직적으로 풀지않고 어디서 푸나? 당연히 조직적 절차를 밟아야 할 것 아니야.

시민운동에 정교한 도덕성요구말고
본질적인 문제에 정곡을 찔러라


핵심적 본질문제에 대해 논쟁하자.
현재의 시민운동이 견지하고 있는 지향점이 건강하고 올바른가 그리고 운동방법에서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쟁이라면 백번 환영한다. 이 점이 변질될 때 시민운동은 비로소 위기에 봉착하고 시민운동 무용론에 빠지기 때문이다. 아마 크게 공감 받을 것이다. 확실히 말하지만 여타의 문제는 모두 부차적이라 할 수 있다니까. 나머지는 방법상의 차이 일 뿐이야.

그런데 이런 부차적인 문제를 내세워 시민운동을 사단 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지 않을 수 있나?
활동가 내부에서 표준말을 하지 않고 투박한 사투리를 쓰면 큰 일이라도 나는가. 그리고 한 사람이 장시간 발언한다고 문제인가.
선배가 후배에게 강압적으로 대하는 것이 시민운동의 위기를 불러오는 중요한 요소인가. 바람직하지 못한 회의 문화일 뿐이야. 분명히 모두 고치고 다듬어야 할 문제이지. 그렇지만 옹삭한 지점에서 스스로 이를 극복하고자하는 창의적인 저항력도 동시에 커가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그러한 투박하고 직설적인 표현 형식에 담겨져 있는 메시지는 매우 중요할 수도 있다는 점까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제발, 집안에서나 집밖에서 '항상 센님처럼 모범생 이여야 한다'고 강요하는 열혈 학무모 처럼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박제된 올가미를 씌우지 말라.
그러면 그 자식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쫌팽이'가 되고말 뿐, 결국 자식 농사 망치는 거지. 대방식은 현안 문제의 특성과 시기적 조건 그리고 개별조직들의 여건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거늘 큰 문제는 아닐 수 있다.
밑바닥이 드러나면 자연스레 해체되어야 하는 거지. 다만 합의 과정이 필요할 뿐. 시민운동 위기론을 말하는 당신네들, 혹시 시민운동을 그대의 神이 준 선물로 착각하고 있기에 애지중지 무결점 만을 강조하고 있는가? 혹시 시민운동이 '제정일치 사회구현'에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종교집단 아니야?

시민운동 그들. 만능 열쇠를 쥐고 있지 않다. 부족한 점 너무 많고 고쳐야 할 점 너무 많음을 그들 자신이 더 많이 느끼고 있다.
재차 말하지만, 시민운동! 국가가 그리고 사회 구성원이 임명하거나 동의해준 '명예직'이 아니다.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보다 좋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에 기여하고자 자원해서 나선 봉사활동인 것이다.
그러니 별것 아니다. 당신도 그리고 나도 모두 할 수 있고 해야하는 가치 있는 일이다.

누가 터부시하지 않는 활동인데도 누구는 실전에 뛰고 누구는 관전자가 되어 째찍을 행사하는 그런 관계로 봐서는 안 된다 말이야.
감시의 대상이 되는 특정 집단만이 감놔라 배놔라 시비 걸겠지. 분명히 말하지만 이 세상에서 100%신뢰받는 집단은 지구상에 없다. 이미 시민사회 자체가 다양성에 기초해 있기 때문에 각자 이해와 요구가 다르고 이를 바탕으로 집단 상호간 수없이 충돌하고 있잖아. 그래서 구성원 모두를 충족시키는 운동은 있을 수 없고 있다면 허위일 뿐이다. 시민운동이 항상 잘 나가야 돼? 그리고 잘 나갈 것 같아? 그러한 법은 없고 그렇게 된다는 보장도 없어.

비록 지향성이 올바르고 방법이 적절했다 하더라도 실효성 없이 끝날 수도 있다. 운동의 내외적 환경에 따라서 결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나니까. 곧 시민운동 만능주의가 아니라 일축기능론이 적절한 표현이겠지. 이제 시민운동이 매일 황금알만 낳기를 기다리는 무지를 거둬들여야 한다.
매번 알만 낳을 수는 없으니까. 이점을 감안하면 시민 운동하는 사람들 날리 법석 떨 필요 없고, 때론 자중하고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은데, 시민운동 하면서 사람 때려죽인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부패집단과 손잡고 사익을 위해 치부한 것이 아닌 바에야 시시콜콜 도마질하지 말기를 바란다.

문제점이 있으면 정곡을 찌르세요. 방향설정이 잘못되었을 때 엄중히 질타하고, 방법이 적절치 못하면 토론을 통해 고쳐나가도록 하기 바란다. 부차적인 문제로 열내지 말고. 제발. 그래야 그들도 받아들이지.
날로 복잡 다단해 가고 있는 이 광활한 시민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문제점들이 양생되고 있나. 대안이 부재하다. 기존에 단체들이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잖아. 함께 연구해야지. 생산적인 대안을 만들어 가야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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