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닷컴]물구나무서기와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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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현 기자
  • 승인 2002.08.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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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갑 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개혁과 구태정치 구도로 관심을 모았지만 유권자들은 김상현에게 승리를 안겼다. 대선을 앞둔 탓인지 개혁구도는 애초부터 흔들렸다.

벌써부터 "호남의 정치적 맹주로 후농이 성공적인 데뷔를 치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서울에서 내친 노회한 정치인을 광주에서 손을 들어 준 꼴"로 '광주의 정치적 보수성'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이에 반해 베일에 가려졌던 후농에 대한 정치적 면모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일부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 '광주정치의 보수성이 재현됐다'는 비판에 대해 자유로울수 없을 것이다. 김상현 당선자에게 광주는 2년의 정치낭인 생활을 끝내준 "포근하고 따듯한 고향"이었을 것이다. 물구나무를 바로 서게 해준 광주가 정말 그를 지지했을까?

   
광주의 정치지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답은 '아니다'이다. 우선 22.5%의 저조한 투표율과 10명중 1명 지지라는 통계에서 드러난다. 65년 이후 5선을 자랑하는 그에게 치명적인 복병으로 다가설 수도 있는 득표력이다. 즉 30∼40대의 대다수 젊은층에게 정치적 대안인물로 어필되지 못했으며 위기론에도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따뜻한 고향과 달리 정치는 언제나 냉정한 현실의 연속이다. 이곳 광주는 따뜻함과 함께 한국정치의 미래를 두고 정치의 용광로였다. DJ에 대한 비판여론에서 잘 드러난다. 후농이 진정 '광주의 다리'가 되기 위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만약 그의 정치행보가 개혁이 아닌 보수와 수구, 어중간한 중도진영에 손을 들어 줄 경우 광주는 더 이상 '따뜻한 고향'을 거부 할 수도 있다.
오늘도 수많은 광주의 30∼40대들이 새로운 정치비전과 철학을 능력을 연마하며 그를 넘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이 광주다.

그가 말하는 '포용과 상생'이 부디 정치적 이념과 색채마저도 구분 없이 '갈지(之) 자' 행보로 보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광주지역 재야인사들도 후농에게 무엇을 주문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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