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찰 풍선' 논쟁 '점입가경'
中 '정찰 풍선' 논쟁 '점입가경'
  • 박병일 기자
  • 승인 2023.02.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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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中, 풍선 처리 못 하는 미국 보란 메시지"
행정부,"풍선 쏠 곳 없었다"반박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영공으로 날아든 중국 정찰 풍선에 적절하게 대응했는가를 놓고 논쟁이 뜨겁다.

미 공군 전투기가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야당인 공화당은 일주일 넘게 중국 비행체가 미국 대륙을 횡단하도록 내버려 둔 것은 바이든 정부의 중국에 대한 유약함과 국가안보에서 우유부단함을 보여줬다고 지적한 것은 물론 자국에 들어온 비행체도 처리 못 하면서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어떻게 신뢰를 줄 수 있느냐는 비판까지 서슴치 않았다.

한마디로 바이든 정부의 안보 대처는 낙제점으로 내다봤다.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5일(현지시간) ABC뉴스 '디스 위크'에 출연해 "중국이 보내려는 메시지는 내부적으로 믿고 있는 '한때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이 이젠 속이 텅 비어 쇠퇴했다'는 것"이며 "세계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이들은 미국 영공을 날아다니는 풍선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보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루비오 의원은 "미국이 자국 영공에 날아다니는 풍선도 막을 수 없다면, 만약 우리(중국)가 대만을 침략하거나 인도로부터 땅, 필리핀과 일본으로부터 섬을 빼앗는다면 미국이 너희를 어떻게 돕겠냐"라는 질문을 중국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에서의 군사 태세부터 미국 내 중국 기업 활동까지 모두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을 제대로 망신줬다는 시각 속에 바이든 대통령이 좀 더 일찍, 결단력 있게 격추 명령을 내리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터너 하원 정보위원장은 NBC뉴스 '밋 더 프레스'에서 "그들(중국)은 미국 전역에서 우리 핵무기 기지와 미사일 방어 기지를 살펴봤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긴급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풍선은 지난달 28일 알래스카주를 통해 미국 영공에 진입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사흘 지난 31일 첫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그다음 날(1일) 격추 명령을 내렸고, 군은 격추로 인한 지상 피해가 없도록 풍선이 대서양으로 빠져나간 4일 작전을 실행했다면서 "(대응이) 너무 약하고, 너무 늦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행정부에선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이 방어에 나섰다.

부티지지 장관은 "격추된 풍선 잔해가 약 7마일(11㎞)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보고됐다"면서"피해 발생에 대한 위험보다 더 큰 위험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적절하게 처리됐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정부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매코널 대표는 성명에서 "(풍선이 진입한) 알래스카의 알류샨 열도와 (격추된) 캐롤라이나 해안 사이에 미국인이나 캐나다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풍선을 바로 격추할 수 있는 곳이 어디에도 없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의 비판에 대해 두 단어로 말하겠다"면서 "시기상조(premature)이고 정치적(political)"이라고 말했다. 풍선을 바다 위에서 격추하는 것은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을 뿐만 아니라 탑재된 장치를 통한 정보 획득을 극대화한 것이었다고 맞섰다.

국방부는 중국 풍선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3회, 바이든 행정부 초기 1회 영공을 침범한 적 있다고 밝혔다. 중국 풍선의 미국 영공 진입이 전 정권에도 있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3회 침투설이 "순전히 가짜 허위 정보"라고 정면 반박했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중국 풍선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 대응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검토 중이라고 NBC뉴스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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