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백신 맞으라고?
개량백신 맞으라고?
  • 문틈 시인
  • 승인 2022.11.3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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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코로나 4차 백신을 맞았다. 지난 3월에 3차를 맞은 이후 4차는 안맞을 생각을 하고 버티고 있다가 나만 안맞은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맞았다. 대체 백신을 몇 번이나 맞아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 백신 사고가 두려워 맞지 않고 지내기로 했던 것이다.

주변을 탐문해 보니 나처럼 3차 이후 맞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나는 3차 후 무려 아홉 달이 다 되어서야 4차 백신을 맞았는데, 접종을 한 후 왼쪽 팔이 떨어져 나가는 줄 알았다. 몹시 아파서 사나흘 끙끙댔다.

어쨌든 통증 말고는 별다른 부작용 없이 지나서 다행이다 싶다. 병원에서는 요즘 유행중인 변이 코로나에 맞춰 나온 개량백신을 맞으라고 하는데, 내 짧은 생각으로는 개량백신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검증이 되지 않은 것 같아서 거부하고 원 백신을 맞기로 한 것이다.

뉴스를 보니 내가 맞은 원 백신은 곧 접종을 중단한다고 한다. 이후론 개량백신만 맞을 수 있다고 한다. 개량백신은 요새 유행중인 BA1, BA4/5 변이종에 대응한 세 종류의 백신이 나와 있다.

개량백신을 맞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을 귓등으로 흘리고 만 것은 결국 원 백신이나 개량백신이나 코로나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 후 중증화를 막는데 도움을 줄 뿐인데, 나처럼 바깥 출입이 거의 없는 사람으로선 굳이 내키지 않는 개량백신을 맞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는 계속 일어나고 있다. 개량백신은 얼마 전 미국에서 대유행하다가 최근 한국에 들어온 BA1, BA4/5라는 변이에 대응한 것인데, 지금 미국은 그 변이들은 한물 가고 또 다른 새로운 변이가 등장해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는 소식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종 BQ.1과 BQ.1.1이 미국 내 전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의 16.6%를 차지해 1주가 지날 때마다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럽에서도 BQ.1과 BQ.1.1이 한 달 안에 가장 우세한 코로나바이러스 변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두 변종은 현재 가장 흔한 형태인 오미크론 BA.5 변이의 하위 변이라고 한다.

이미 유럽과 미국의 규제 당국은 새로운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부스터를 승인한 처지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BQ.1.1은 이미 29개국에서 감염 사례가 발견되었다. 한국에 이들 변이가 들어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나 같은 사람을 벌벌 떨게 하는 변이 바이러스들이 마치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또 새로운 쓰나미가 몰려오고…. 언제까지 변이의 습격이 계속될지 알 수 없다. 내년에도 그 다음해도 계속 이어질 것인가?

우리가 보아온 것처럼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는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백신을 맞으면 항체가 생기는데 그것을 회피하는 변이가 계속 생겨나는 것이다. 지금 미국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코로나 변이는 무려 500종에 이른다고 한다.

어느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었다가 사라지면 다른 종이 우세종이 되고… 이런 판에 변이가 생길 때마다 계속 새로운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 내 팔은 정말이지 견뎌낼 수 없을 것만 같다. 백신 맞고 죽는 사람도 속출할지 모르고. 게다가 인간의 자연 면역력이 손상을 입을지도 알 수 없다.

아마도 이런 불안, 긴장, 피로도 때문에 개량백신을 맞는 사람들이 많지 않는 듯하다. 문제는 70, 80대의 노령층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선 매일 50명 넘는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려 사망하고 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노령층이다.

두 달 전 아흔 살이 넘은 어머니는 4차 백신을 접종하고 난 후 코로나에 감염되었는데 다행히 1주일 만에 회복되었다. 변이가 몰려올 때마다 새로운 백신을 맞아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4차 백신까지는 맞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한데 이 백신도 5~6개월이 지나면 효능이 거의 사라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다음엔 어떡해야 하나?

나는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막다른 골목에 쫓겨 와 있는 느낌이다. 자연인처럼 어디 깊은 산 속에 숨어들어 세상과 절연하고 살 수도 없는 일이고 참 딱한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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