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주담대 8% 넘나
[속보]10년만에 기준금리 3% 시대…주담대 8% 넘나
  • 박병모 기자
  • 승인 2022.10.12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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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은 또 0.5%p 인상...美 3연속 빅스텝 따라
외식 물가상승률 9%…1992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아
기준금리 1.0% 대출자 이자 13조원…1인 평균 65만 5000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창용 총재/ 한국은행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처음으로 0.5%포인트 인상을 한 지난 7월에 이은 두 번째 빅스텝 인상이다.
사상 첫 5회 연속(4·5·7·8·10월) 인상 결정이기도 하다.
이날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10년 만에 3%대 고지를 밟았다.

이번 금리 인상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데 따른 것이다.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며,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0~3.25%로 뛰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베이비스텝으로 보폭을 줄이며 숨 고르기에 나선 한은을 조급하게 만든 건 긴축의 가속 페달을 밟은 셈이다.

한은이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며 격차를 줄이긴 했지만, 미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높다.
하지만 한·미 금리 역전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높은 금리를 좇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환율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 물가를 더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 물가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지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 원화가치는 전거래일보다 22.8원 내린(환율 상승) 달러당 14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물가도 한은이 조급하게 금리를 인상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1년 전보다 5.6% 올랐다. 7월(6.3%)과 8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둔화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가격이 내려간 덕분이다.

하지만 외식과 가공식품처럼 한번 가격이 오르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품목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 나타나고 있다.
수요자의 물가 상승 압력을 보여주는 개인서비스 물가는 6.4% 뛰며, 지난 8월(6.1%)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특히 외식 물가상승률은 9%로 1992년 7월(9%)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게다가 물가 상승 압력을 낮췄던 에너지 물가가 다시 들썩일 우려도 있다.
23개국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다음 달부터 일일 원유 생산량을 이번 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지난 5일 합의하면서다. 배럴당 80달러 선으로 떨어졌던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10일 기준 배럴당 91.13달러로 다시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96.19달러에 거래됐다.

문제는 2012년 9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며 가계의 빚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은 지난달 말 연 7%를 넘어섰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분이 고스란히 반영될 경우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8%를 웃돌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포인트만 뛰어도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 5000억원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대출자 1인 평균 연간 이자는 32만 7000원 증가한다.
만일 한은이 다음 달에도 빅스텝을 밟아 두 달 만에 기준금리가 1.0%포인트 뛰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13조원으로 급등하게 된다.
대출자 1인 평균 이자 부담액도 65만 5000원으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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